서울 강남구 빗썸 라이브센터. /뉴스1

빗썸이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인적 분할에 나서는 등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지배구조 투명화와 수익성 개선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빗썸은 지난 21일 인적 분할을 위한 증권 신고서를 제출하고, 오는 7월 31일을 분할 기일로 신설 법인을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앞서 빗썸은 지난해 인적 분할을 시도했지만, 사업 전략 재검토 등의 이유로 일정을 연기했다. 이번 인적 분할은 가상자산거래소와 신사업 기능을 분리해 각 부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 지배구조 논란 해소해야

빗썸이 IPO에 성공하려면 복잡한 지배 구조부터 투명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빗썸의 소유권 구조는 여전히 불명확한 상태다. 빗썸의 지분 73.56%를 들고 있는 최대 주주 빗썸홀딩스는 비덴트가 34.22%로 대주주, 디에이에이 등 기업이 나머지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다. 비덴트는 다시 인바이오젠, 버킷스튜디오, 이니셜1호투자조합으로 지배 구조가 이어지며 이니셜1호투자조합의 최대 주주는 이니셜로 그 실제 소유자가 확인되지 않는다. 또 비덴트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실제 소유주는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이다.

비덴트는 지난 2023년 전·현직 임직원 4명이 약 51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거래 정지 후 현재 상장폐지 심사를 앞두고 있다. 가상자산업계에서는 비덴트 지분이 빗썸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경로로, 상장폐지 기로에서 비덴트가 지분을 매각할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 전 의장의 경우 1100억원대의 사기 혐의로 대주주 적격성 관련해 구설수에 올랐다. 올해 초 대법원의 무죄 판결이 나왔지만 여전히 관련된 법적 리스크는 남아 있다.

1100억원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 /뉴스1

◇ 수수료 단일 수익 구조

빗썸의 수익성도 의심스러운 부분이다. 빗썸의 지난해 매출액은 4963억원으로 전년보다 254.4% 증가했다. 문제는 매출의 90% 이상이 가상 자산 거래를 통한 수수료 수익이다. 그러나 가상 자산 시장은 주식에 비해 가격 변동성이 크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 대부분은 트럼프 집권 전후인 4분기에 나왔다.

광고 비용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판매 촉진비를 보면 2022년 25억원에서 2023년 103억원, 지난해 1637억원으로 뛰었다. 광고선전비는 2022년 58억원에서 지난해 285억원으로 증가했다.

두 항목을 합한 총마케팅 비용은 2022년 161억에서 지난해 1922억으로, 12배 증가했다. IPO를 앞두고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지출이 컸던 탓이다. 사실상 수수료 수익밖에 없는 빗썸이 20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마케팅 비용으로 쓴다는 사실은 투자자로서 우려되는 부분일 수밖에 없다.

◇ 당국 현장검사 1주일 연장

금융 당국 현장검사도 남아있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올해 가상자산신고사업자(VASP) 갱신을 위해서 국내 원화 가상자산거래소들을 검사 중인데, 최근 빗썸은 기존 검사 기간에서 1주일 연장됐다. 그만큼 살펴볼 사안이 많다는 의미다. 특히 미신고 사업자 거래와 관련해 앞서 동종업을 하는 업비트가 강도 높은 제재를 받은 만큼 빗썸 역시 벌금이나 제재 가능성이 크다.

빗썸은 2020년 코스닥시장 상장을 준비하다 포기했다. 빗썸이 올해 상장에 성공할 경우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중 첫 번째 상장 사례가 된다. 빗썸이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도 고려한다는 소문이 있었으나 현재 국내 시장 상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 관계자는 “상장은 지난 2023년 창립 10주년 행사 당시 주주들과 고객들에게 약속한 대로 올해 말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라며 “지배구조 체제 변경을 통해 궁극적으로 기업 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