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정형외과의 모습. /뉴스1

금융 당국이 올해 말 출시될 새로운 실손보험(5세대)을 활성화하기 위해 재매입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2013년 4월 이전에 실손보험에 가입한 1세대와 2세대 초기 가입자가 자발적으로 계약을 해지하고 5세대에 가입하면 보상금(인센티브)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보험업계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고령이면서 의료이용량이 많은 1~2세대 가입자가 손쉽게 5세대로 갈아타지는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1~2세대는 보험료가 비싸지만 자기부담률이 없거나 적은 반면, 5세대에서는 비중증 비급여의 자기부담률이 최대 50%로 상향됐고 보장 한도는 1000만원으로 하향조정됐다. 금융 당국은 높은 보험료를 부담하기 어려운 가입자들이 5세대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보장한도가 높은 계약을 유지하려는 가입자도 많아 보상금 규모가 5세대 활성화 성패를 가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가입자가 원하는 경우 보험사는 금융 당국이 권고하는 기준에 따라 가입자에게 보상하고 계약을 해지하는 계약 재매입을 시행할 예정이다”라며 1일 실손보험 개혁안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시행방안은 보험업계와 논의한 뒤 올해 하반기 중 공개된다.

지난 1월 9일 정책토론회 때 언급된, 1~2세대를 5세대로 강제 전환하는 방안은 제외됐다. 금융 당국은 “비급여 관리 강화 방안이 안착되고 계약 재매입 등 다른 실손보험 개혁방안이 작동될 경우 약관변경 소급 적용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라며 “개혁방안의 효과를 먼저 살피자는 의견을 반영해 최종 방안에서는 제외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손보험 개혁방안 정책토론회에서 보험이용자협회 활동가가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을 향해 항의하고 있다. /뉴스1

결국 5세대를 활성화하기 위한 핵심은 재매입 제도가 됐다. 약 1600만명이 가입한 1~2세대 약관에는 재가입 조항이 없다. 가입자가 원하면 5세대 전환을 하지 않고 최대 100세까지 계약을 유지할 수 있다. 5세대가 활성화되려면 1600만명을 5세대로 전환해야 하는데, 강제할 수단이 없으니 재매입을 추진하는 것이다. 2013년 4월 이후에 실손보험에 가입한 약 2000만명은 일정 시기가 되면 5세대 실손보험에 재가입해야 한다.

하지만 재매입 제도가 실효성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앞서 금융 당국은 1~2세대 가입자가 4세대로 전환하면 보험료 50%를 할인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실패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1~2세대 가입자들은 보험료를 더 내도 보장 범위와 한도가 높은 현재 계약을 유지하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재매입 제도가 시행돼도 보상금이 파격적이지 않다면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전환하면 불리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라며 “1~2세대 가입자 다수가 고령인 데다 병원에 다니고 있어 인센티브를 준다고 해도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했다.

금융 당국은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보험료 부담 때문에 계약 유지가 곤란한 가입자들의 수요는 충분할 것 같다”라면서도 “보상금 금액에 따라 변동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방식으로 시뮬레이션을 할 생각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