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신축아파트 공사현장. /조선DB

은행들이 최근 대출 가산금리를 경쟁적으로 낮추면서 2개월 전만 해도 1%대 중반대를 기록하던 신축 아파트 집단대출 가산금리가 0%대로 내려왔다. 짧은 시기에 급격히 금리가 낮아지다 보니 비슷한 단지 사이에서도 1%포인트 이상의 금리 차이가 발생하면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월 초 지역농협들은 경기 오산시 미분양 단지인 ‘오산 롯데캐슬 위너스포레’ 중도금대출에 대해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 3.22%에 가산금리 0.78%포인트를 붙여 연 4.0%로 책정했다. 두 달 전만 해도 1% 중반대를 기록하던 집단대출 가산금리가 0%대로 내려온 것이다.

최근 인천 송도 지역의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5차’ 중도금 대출에 대해서도 SH수협은행이 가산금리 0.88%포인트를 붙여 금리를 4.1%로 책정했다. 이 단지의 대출신청 기간도 지난 2월 중순이었다.

약 한 달 전인 1월에 집단대출 공고를 냈던 하나은행의 김포시 ‘한강 수자인 오브센트’ 집단대출 가산금리는 1.09%포인트였다. 지난해 12월 말 잔금대출 접수 서류를 받았던 농협의 경기도 광명시 ‘트리우스 광명’ 집단대출 가산금리는 1.4%포인트였는데, 오산 롯데캐슬 위너스포레에 비하면 0.6%포인트 넘게 높은 수치다.

최근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대출금리 인하 경쟁에 동참하면서 집단대출 가산금리까지 낮추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연초 가계대출 총량 한도가 여유 있는 은행들 입장에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반영하지 않는 중도금대출 등 집단대출이 대출실적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불과 1~2개월 사이에 가산금리가 급격하게 달라지다 보니 같은 동네에서도 중도금대출 금리 차이가 크게 벌어져 갈등이 일어난 사례도 생기고 있다. 한강 수자인 오브센트는 지난해 12월 가산금리가 인상되는 시점에 중도금대출 금리를 책정한 탓에 가산금리 1.09%포인트가 더해져 중도금대출 금리가 연 4.4~4.6% 수준으로 책정됐다.

반면 바로 옆 아파트인 ‘김포 북변 우미 린 파크리브’에서는 지난해 10월 3.47%의 중도금대출 금리가 나왔다. 김포 북변 우미 린 파크리브는 한강 수자인 오브센트보다 가구 수가 절반 수준이다. 1금융권인 SH수협은행에서 중도금 대출을 진행했는데, 그럼에도 1%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 것이다.

서울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금리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원인은 중도금대출 금융기관 입찰 시기 때문이었다. 김포 북변 우미 린 파크리브는 지난해 정부가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직전인 9월 중도금대출 금융기관 입찰을 받았다. 불과 3개월밖에 앞서지 않았지만 김포 북변 우미 린 파크리브는 연 0.35%포인트의 가산금리가 책정되면서 3%대 대출금리가 가능했다.

이처럼 중도금대출 금리가 시기에 따라 크게 달라지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사례로 지난해 서초동의 ‘디에이치 방배’는 1%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붙어 대출 금리가 4.37%로 책정됐는데, 비슷한 시기에 분양한 ‘래미안 레벤투스’나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의 경우 3%대 중반의 중도금대출 금리가 책정됐다. 래미안 레벤투스나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의 경우 지난해 8~9월 사이 중도금대출 금융기관 입찰을 실시했는데, 서초 디에이치 방배는 이보다 늦게 입찰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분간 집단대출을 포함한 은행의 가산금리는 계속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은 우대금리 적용 현황과 가산금리 변동 내역 등 은행권 대출금리 산출 과정을 직접 들여다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