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의 과거 광고 모델 가상 인간 로지(위)와 새 모델 배우 박성훈. /신한라이프 제공

신한라이프가 출범과 동시에 보험 광고 신드롬을 일으켰던 가상인간 로지(ROZY)와 결국 2년 만에 결별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최근 첫 광고 모델이었던 로지와 2년 만에 계약을 종료했다. 대신 신규 광고모델로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전재준 역할로 강한 인상을 남긴 박성훈을 택했다. 이번 광고캠페인은 회사의 전략 방향에 발맞춰 ‘자부심(PRIDE)’이라는 키워드를 설정하고, 고객이 신한라이프를 만났을 때 느낄 수 있는 보험 본연의 가치를 표현했다.

보험업계에서 신한라이프의 이번 결정에 주목하는 이유는 로지가 보험 광고에 새바람을 불러왔다는 후문이 나올 정도로 파급력이 컸기 때문이다. 신한라이프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합병을 통해 새로 탄생한 회사다. 2021년 출범 당시 트렌드에 민감하며 개성·취향 등 주관적인 가치관을 중요시하는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를 공략하기 위해 국내 최초의 가상 모델 로지를 광고 모델로 발탁했다.

로지는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전문 기업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 소속의 국내 최초 가상 인플루언서(영향력이 큰 유명인)다. 현재 소셜미디어(SNS) 인스타그램에서 15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순수 한글 이름으로 ‘오직 단 한사람’이라는 뜻을 지닌 (오)로지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22살의 나이로, 동양적인 마스크와 171㎝의 서구적인 체형, 개성 넘치는 패션 센스, 자유분방하고 사교적인 성격이다.

[신한라이프] 라이프에 놀라움을 더하다. /신한라이브 유튜브

2021년 로지가 출연한 신한라이프의 첫 유튜브 광고는 공개 20여일 만에 누적 조회수 1000만뷰 이상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로지는 광고 영상 속에서 숲속과 도심, 지하철 등을 오가며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신한라이프를 만나면 새롭고도 놀라운 라이프가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광고 배경음악(BGM)과 안무는 MZ세대가 최근 열광하는 비디오 플랫폼 ‘틱톡(TikTok)’내 인기 있는 음악 및 댄스 콘텐츠를 분석해 새롭게 개발했다.

로지를 통해 젊고 신선한 이미지 구축에 성공한 신한라이프는 업계 최초로 로지의 이름을 넣은 MZ세대 전용 종신보험도 출시했다. ‘종신보험은 가족을 위한 아빠의 보험’이라는 통념을 깨고 ‘MZ세대니까 가입해야 하는 보험’, ‘인생 시작점에서 꼭 갖추어야 할 보장’이라는 인식을 심어 주고자 과감한 시도를 했다는 설명이다. 이 상품은 1개월 만에 1000건 이상 판매됐다.

성대규(왼쪽) 신한라이프 초대 사장과 가상인간 로지(ROZY)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로지는 지난 7월 신한라이프 광고에 처음 출연하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신한라이프 제공

신한라이프가 이런 ‘효녀’ 로지와 재계약하지 않은 데는 이제 어느 정도 업계에 자리를 잡아 자체적으로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새 광고엔 회사의 수많은 전문가가 고객과 함께한다는 메시지를 진정성 있게 전하고자 신한라이프 임직원 6명이 출연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신한라이프 광고와 함께 일약 스타덤에 오른 로지의 광고비가 늘어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로지의 몸값이 크게 오른 점이 사실상 큰 영향을 줬을 것”이라면서 “로지는 2021년 한 해에만 광고비로 15억원 이상을 벌었고, 신한라이프가 2022년 재계약했을 당시 이미 비용이 1년 전보다 두 배 오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