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황금연휴를 마치고 돌아온 코스피 지수가 2577.27로 한 주를 마감했다. 연휴 직전(5월 2일 종가 2559.79)과 비교하면 소폭 상승한 수치다. 스위스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이뤄질 것이란 소식이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협상 결과를 낙관할 순 없지만, 양측이 테이블에 앉는다는 자체가 시장에는 호재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다만 한국 증시는 2~8일 3거래일 연속 상승 후 9일에는 숨을 고르며 주말을 맞이했다.
이번 주(5월 12~16일)에도 미국발(發) 관세 정책이 우리나라 증시 흐름을 좌지우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 협상 성사에서 보듯 관세 리스크가 정점을 지나간다는 기대감이 시장에 퍼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과 긴장 완화와 경제적 타격 축소를 위해 대중(對中) 관세를 60%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iM증권은 상호관세 리스크 완화의 증거를 최근 비트코인 가격 급반등에서 찾기도 했다. 지난달 한때 7만4000달러 수준까지 급락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10만달러대를 회복했다. 비트코인 10만달러 돌파는 올해 2월 2일 이후 3개월 만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가격과 기술주는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왔다”며 “상호관세 불확실성 완화 속 비트코인 가격 추세가 지속한다면 기술주 반등 흐름도 이어질 공산이 높다”고 했다.
이번 주에는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소매판매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관세 영향이 온전히 반영한 수치는 아니라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NH투자증권은 추가경정예산(추경) 정책이 이번 주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앞서 국회는 이달 1일 본회의를 열어 13조8000억원 규모의 ‘2025년 제1차 추경안’을 의결한 바 있다. 7일 정부는 13조8000억원 중 12조원을 신속 집행 관리 대상으로 지정하고, 전체 추경 예산의 70%를 3개월 내 집행하겠다고 발표했다. 12조원에는 소상공인 지원책(1조6000억원), 지역상권 활성화(1조4000억원), 인공지능(AI) 혁신(1조8000억원) 등이 포함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 경기 회복 기대감에 따른 유통·음식료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구글의 A2A(Agent-to-Agent) 프로토콜을 자사 AI 개발 플랫폼에 도입한다고 발표한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A2A는 AI 에이전트 간 표준화된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는 개방형 프로토콜이다. 나 연구원은 “AI 활용 소프트웨어 기업의 효율성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는 점에서 AI 소프트웨어 업종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군사 충돌이 해묵은 종교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은 시장에 잠재적 리스크다. 지난달 22일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에서 무슬림 무장단체의 테러로 힌두교 관광객 상당수가 사망하는 사건이 터졌다. 이에 인도군이 무장단체 본거지로 추정되는 지역을 공습하고 파키스탄이 맞대응하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전병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도 모디 총리의 힌두 내셔널리즘 성향이 강화되고 파키스탄에서 군부 영향력이 확대된 점은 이번 충돌의 향후 전개 과정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중기적으로도 충돌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중재된다고 해도 갈등의 근원인 카슈미르 지역의 종교·국경을 둘러싼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우므로 반복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