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신인상을 차지한 김동은(24·골프존)에게 2021년은 뿌듯함과 아쉬움이 겹쳐진 시간이었다. 분명 목표는 달성했지만, 못내 미련이 남는다.
김동은은 2021년 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했다. 그리고 시즌 2번째 대회였던 군산CC오픈에서 곧바로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품으며 반향을 일으켰다.
김동은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몇 번은 찬스가 올 것이라고는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일찍 우승했다. 항상 여름, 가을에 성적이 괜찮아서 그때 기회가 오면 잡아야겠다고 생각은 했는데 너무 (기회가) 빨리 왔다. 얼떨결에 우승을 차지했는데 너무 기뻤다"고 첫 우승의 순간을 떠올렸다.
군산CC오픈 당시 김동은은 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그리고 최종 라운드에서도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 다른 선수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신인이 2번째 대회 만에 최종 라운드에 단독 선두로 경기에 돌입했던 상황에 대해 김동은은 "긴장이 하나도 안 됐다. 잃을 것이 없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몰입이 잘됐다. 왠지 우승을 할 것 같았고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첫 우승이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지만 KPGA투어에서의 생활은 녹녹지 않았다. 국가대표 상비군과 국가대표를 지낸 김동은은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통해 2021년 KPGA투어에 데뷔했다. 그리고 총 17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 1번을 비롯해 톱10에 3번 이름을 올렸다. 요컨대, 그때 우승이 2021년 처음이자 마지막 기쁨이었다는 의미다.
우승으로 인한 스포트라이트 이후 하위권을 멤도는 경우도 많았다. 9월 신한동해오픈, 시즌 마지막 대회였던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등에서 톱10에 들기도 했지만 부진했던 대회도 많았다. 너무 빨리 첫 승을 신고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됐던 것이다.
김동은은 "우승을 하고 나니까 신인임에도 자꾸 더 잘하려고 했던 것 같다. 조금만 더 하면 또 우승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원래 연습을 죽기 살기로 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그런데 조금 더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평소보다 더하고 그런 것이 오버 페이스가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동은은 2021시즌을 돌아보며 스스로에게 90점을 줬다. 시즌이 시작하기 전 목표로 세운 우승과 신인상을 획득한 것에는 높은 점수를 줬지만 시즌 중반 부진했던 것은 미련이 남는다.
그는 "목표를 다 이뤘으니 성공적인 시즌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시즌 중반 성적이 좋지 못했다. 하지만 신인이었으니 감사함이 더 큰 한 해였다"고 말했다.
김동은은 초등학교 시절 게임을 통해 골프를 접했다. 재미로 시작했지만 중학교에는 골프부가 있는 학교로 진학하며 조금씩 진지한 태도로 골프에 임했다. 골프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보인 것은 고등학교 2~3학년 때부터다. 그는 "연습을 하다보니 재미가 붙었고 성적도 잘났다"며 골프에 집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올해 순조롭게 KPGA투어에 첫 발을 내딛은 김동은은 2022시즌 한 단계 더 도약을 꿈꾸고 있다. 올해에는 아이언 샷과 숏 게임을 집중적으로 가다듬어 더욱 경쟁력있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다.
김동은은 "원래 내 강점은 아이언 플레이인데 올해는 별로였다. 아이언 샷이 안 좋아서 버디 찬스도 많이 못 잡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나아가 "퍼팅과 그린 주변 숏게임이 생각보다 더 중요한 것 같다. 그린적중률도 올해 좋지 못했다"며 "2022시즌에는 이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2시즌에는 멀티 우승을 달성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군산CC 오픈에서 타이틀을 방어하는 것도 목표 중 하나다.
김동은은 "군산CC 오픈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며 군산의 아들이 되고 싶기도 하다"면서도 "우승을 하면 너무 좋겠지만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승에 대해 기대하다가 올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며 겸손한 마음도 감추지 않았다.
이제 프로로 첫발을 내딛은 김동은은 앞으로 꾸준한 선수로 팬들 기억 속에 자리잡는 것이 궁극적인 지향점이다. 국내 그리고 아시아권에서 경쟁력 있는 선수로 성장한 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도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김동은은 "PGA투어 진출은 골프를 시작했을 때부터 생각했던 것이다. 그때는 막연한 꿈이었지만 이제는 현실이 됐다"며 "아직은 부족하지만 아시안투어, 코리안투어 등에서 열심히 활약해 내 경기력을 올린다면 PGA투어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