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손흥민의 재계약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혔다.

풋볼 런던은 12일(이하 한국시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손흥민의 계약 현황에 대해 언급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손흥민과의 장기 재계약 논의가 진행 중인지를 묻는 질문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계약 연장 옵션을 이미 실행했다. 그 외에는 현재로선 더 나아간 내용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와 같은 사안은 적절한 시점에 처리될 예정”이라며 “지금은 이 문제를 깊이 다룰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한 “올해 말쯤이면 우리 팀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되돌아보고 향후 계획을 수립하는 시간이 찾아올 것”이라며 “내가 계속 이 자리에 있다면 말이다. 그때는 내년 그리고 그 이후를 어떻게 준비해 나갈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다. 손흥민 역시 당연히 그 대화의 한 축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간판이자 레전드지만 올 시즌에는 영향력이 줄어들며 이적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아직까지는 구단과의 재계약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은 상태다.

토트넘 입장에서도 손흥민과의 계약 문제를 지금 꺼내 들기에는 여건이 좋지 않다. 현재 리그 성적이 좋지 않다. 또 유일한 희망인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도 8강 1차전에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1-1로 비기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이제는 원정 2차전에서 승리를 거둬야 다음 라운드 진출을 기대할 수 있다.

더불어 감독의 거취 문제도 변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시즌 내내 구단 내 입지가 불안정했다. 유로파리그 우승 실패 시 경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손흥민과의 재계약 논의 역시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후임 후보에 대한 이야기도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본머스를 이끄는 안도니 이라올라 감독, 그리고 풀럼의 마르코 실바 감독 등이 포스테코글루의 대체자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14위에 머물고 있는 성적은 토트넘에게 최근 10년 동안 가장 좋지 않은 순위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손흥민의 계약과 관련된 본격적인 논의는 시즌 종료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손흥민은 지난 1월 구단이 보유하고 있던 계약 연장 옵션을 통해 1년 더 팀에 남게 됐다. 당시 토트넘 구단은 공식 발표를 통해 “손흥민에 대한 계약 연장 옵션을 행사했다. 이에 따라 계약 기간은 2026년 여름까지 연장된다”고 알렸다.

이로써 2015년 8월부터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활약해 온 손흥민은 최소 11년 동안 같은 클럽에서 뛰게 됐다.

계약 연장 발표 직후 손흥민은 구단과의 동행에 대해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이런 연장은 정말 의미 있는 일이다. 벌써 10년 가까이 토트넘과 함께하고 있고, 앞으로도 1년을 더 뛸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이 구단을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토트넘에서의 지난 10년은 손흥민에게 있어 특별한 시간이 됐다. 그는 공식전 451경기에 출전해 173골을 기록하며 구단 통산 득점 순위 4위에 올라 있으며 도움 72개로 토트넘 역대 최다 도움 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또한 2021-2022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공동 득점왕(23골)에 오르며 정점을 찍었고 2020년에는 FIFA 푸슈카시상을 수상하면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손흥민은 유럽 무대에서 한국은 물론 아시아 전체를 대표하는 선수로 인정받았다.

주장 완장을 찬 그는 구단에 대한 애정을 넘어 책임감도 강조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모든 선수가 뛰고 싶어 하는 팀이다. 그래서 주장이라는 자리는 큰 책임이 따르는 자리다”라고 했다. 이어 “좋은 본보기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항상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하며, 어려운 일도 스스로 앞장서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토트넘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그 14위라는 처지는 손흥민에게도 무거운 짐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이런 힘든 시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지금은 다시 점프할 준비를 해야 할 시점”이라며 “우리는 반드시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다짐했다.

또 “나쁜 시기가 지나면 결국 좋은 시간도 온다”며 위기를 딛고 일어설 수 있다는 믿음을 드러냈다.

[OSEN=우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