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영이는 아꼈어야 했는데…”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1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전날(14일) 경기에서 불펜진이 추격을 허용하면서 진땀승을 거뒀던 상황을 복기했다.

KIA는 전날 9-8로 승리했다. 경기 초반 대량득점에 성공하면서 8-3으로 주도권을 쥐었다. 8회까지 추가 1실점 했지만 9회초 김규성의 솔로포로 9-4로 격차를 벌리며 여유있게 9회를 맞이하는 듯 했다.

그런데 9회 올라온 윤중현이 볼넷 2개를 내주면서 무사 1,2루로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마무리 정해영이 올라왔는데 첫 타자 김한별에게 안타를 허용해 무사 만루로 위기를 증폭시켰다. 데이비슨은 삼진 처리했지만 박건우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월 만루포를 얻어 맞았다. 9-8, 1점 차이까지 쫓겼다. 이후 추가 실점을 억제하고 승리를 지켰지만 개운치 않은 승리였다.

이범호 감독은 “투구수가 적었어도 불펜이 많이 쉬었다. 그래서 조금 발리 가동을 하려고 했다. 괜히 또 상황을 만들어서 한두 점 더 주고 그때 불펜을 운영하면 어떻게 될지 몰라서, 딱 (양)현종이 딱 승리만 챙길 수 있게 하고 뒤에 (성)영탁이, (전)상현이, (조)상우, (정)해영이를 붙이려고 했다. 근데 점수 차가 좀 벌어지면서 영탁이를 좀 더 끌고갔다”라고 전날 투수 운영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이후 최지민이 헤드샷을 허용하면서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고 전상현이 8회 추가 실점을 허용해 8-4가 됐다. 그런데 9회초 김규성의 솔로포로 1점을 더 도망갔다. 5점 차가 되면서 필승조가 아닌 윤중현이 마운드에 올라왔지만 결국 마무리 정해영까지 투입한 끝에 진땀승을 거뒀다.

결국 정해영을 투입한 상황이 만들어진 게 아쉬운 대목이다. 그는 “4점차였드면 9회 조상우를 투입할 생각이었다. 조상우도 며칠 쉬었다. 그런데 1점을 추가하면서 5점 차가 되자 상우를 쓰게 되고 또 투구수 20개 넘어가면 내일이 힘들어질 것 같았다”라며 “그래서 5점차에 윤중현 먼저 쓰고 정해영을 대기시켜놓자고 얘기했다.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고 최대한 덜 쓰고 가려고 했는데, 결국 해영이를 쓰게 됐다. 해영이를 아끼고 오늘 경기를 갔아야 했다”고 아쉬움을 곱씹었다.

이범호 감독은 정해영 조상우 전상현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그는 “지금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뽑는 경기가 많이 없다. 그래서 해영이가 들어가야 하는 경기들이 많이 생긴다. 상현이, 상우, 해영이 등 경기수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등판을 최소화시킬까 고민하고 있다”라며 “그래도 지금은 일단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 6월을 버티려면 일단 이겨야 하기 때문에 필승조들을 자꾸 쓰게 된다. 그래서 조금 걱정되기도 한다”라고 근심을 전했다.

어쨌든 KIA는 5할 이상 승률을 기록하며 더 치고 올라가야 하는 상황. 타선이 완전체가 아닌 시점에서 불펜진 과부하는 피할 수 없는 숙제로 다가오고 있다. 이범호 감독의 고민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OSEN=창원, 조형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