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저만 믿으세요’라고 하더라.”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불펜진에 드디어 가장 기다렸던 지원군이 합류했다. 지난 13일 창원 KIA전을 앞두고 좌완 투수 김영규를 1군에 등록했다. 올 시즌 첫 1군 등록이다. 어깨 통증을 털고 드디어 1군에 합류했다.

김영규는 2023년 63경기 2승 4패 24홀드 평균자책점 3.06으로 생애 첫 20홀드를 거두며 좌완 필승조로 거듭났다. 이 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목에 걸면서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24시즌, 선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팔꿈치 염증이 발생했고 이후 다시 불펜으로 돌아왔다. 42경기 4승 2패 1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15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결국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다.

2024년 8월 3일 어깨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됐고 시즌 아웃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선발 전환을 노렸다. 하지만 어깨 통증이 쉽사리 잡히지 않았다. 스프링캠프에서는 선발 투수로서 빌드업이 완료되어야 했지만 통증이 계속됐고 재활 속도가 더디게 흘러갔다. 단계를 멈춰야 했던 순간들이 많았다.

결국 선발보다는 불펜으로 시즌을 다시 준비했고 5월 말부터 실전에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달 5월 31일 퓨처스리그 삼성전 1이닝 무실점, 6월 6일 롯데전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재활 등판을 마쳤고 이날 다시 등록됐다. 315일 만의 1군 등록이다.

13일 만난 김영규는 “어제(12일) 콜업 전화를 받고 오랜만에 잠ㄷ을 좀 설쳤다. 설레기도 하다”라며 “하지만 공백이 머누 길어져서 마음고생도 많이 했고 힘들었다. 이것도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늦게 온 만큼 더 많은 경기를 책임지고 팀이 더 높은 순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재활을 하는 동안 창원 마산구장으로 출근하면서 많은 팬들을 만났고 응원도 받았다. 하지만 정작 1군 경기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는 “개막하고 야구장도 시끄럽고 했는데 옆에 야구장 쓰면서 퇴근 하다 보니까 힘들었다”며 “내가 야구를 못하고 있는데 야구를 보는 게 힘들더라. 시즌 초에만 봤다가 그 다음부터는 결과만 확인했다”라고 토로했다.

현재 구속도 145km 정도 찍었고 특별히 몸 상태도 문제 없다. 그래도 이호준 감독은 김영규를 세심하게 관리하려고 한다. 그는 “오늘 출근하는데 (김)영규가 뛰고 있더라. ‘이제 저만 믿으세요. 오늘부터 준비하겠습니다’고 하더라”고 웃으면서 “승리조에 들어갈 것이다. 하지만 아직 연투는 안된다. 몸도 한 번만 풀게 하려고 한다. 1이닝 던지면 멀티이닝도 없이 하루 휴식을 취한다. 주자가 없는 깨끗한 상황에서 등판할 것”라고 당분간 활용법을 설명했다.

이호준 감독이 기다린 만큼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는 “감독님께서 코치 시절부터 잘 챙겨주셨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 제가 돌려드리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계속 아팠다. 제가 미안해서, 죄송해서 연락을 못 드리겠더라”라며 “이제 다시 돌아온 만큼 더 좋은 결과로 감독님을 도와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너무 건강하게 야구했다. 복을 많이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제부터는 몸 관리를 잘해서 길게 롱런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OSEN=창원, 조형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