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힘들어서 버틴다".

삼성 라이온즈 우완 김태훈(33)이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웠다. 지난 1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구원투수로 나서 1안타를 내주고 아웃카운트 4개를 무실점으로 삭제했다. 2-1 승리에 귀중한 발판을 제공하며 시즌 10홀드를 챙겼다. KBO리그 역대 두 번째로 6년 연속 10홀드 대기록이었다.

6회 2사 1루에서 이승민을 구원했다. 이창진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1.3루 동점위기를 내주었으나 박찬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했다. 7회는 위즈덤 중견수 뜬공, 최형우 헛스윙 삼진, 오선우는 포크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클린업트리오를 봉쇄하면서 승리에 결정적인 활약을 했다. 홀드를 기록하자  키움시절 동료였던 최원태에게 꽃다발을 받고 활짝 웃었다.

경기후 "프로 들어와 이런 기록 할 줄 몰랐다. 꾸준히 잘 버텨서 이 결과가 나온 것 같다. 경기전에 원태가 꽃다발 이야기를 했었다. 주지 않을 줄 알았는데 주더라. (키움시절) 원태 들어왔을 때부터 룸메이트를 많이 오래했다. 의지하면서 함께 했던 동생이었다. 좋은 팀에서 잘 던져서 팀이 이겼고 위닝시리즈가 좋다"며 웃었다.

지난 2023년 4월 내야수 이원석과 맞트레이드로 키움을 떠나 삼성으로 이적했다. 22시즌까지 3년 연속 두 자릿 수 홀드를 기록하는 불펜의 기둥이었다. 삼성은 불펜 보강을 위해 영입했다. 그러나 시련이 있었다.  이적후 63경기에 출전해 5승7패8홀드3세이브를 기록했다. 필승맨과 마무리까지 활약했으나 평균자책점 7.28을 기록했다. ERA 3~4점대의 준수한 필승맨에게는 굴욕이었다.

절치부심해 2024시즌 개인 최다 23홀드를 기록하며 원래의 김태훈으로 돌아왔다.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의 공신으로 활약했다. 올해는 더 무서워졌다. 이날까지 33경기에 출전해 1승1패10홀드 ERA 1.62의 소방수급 성적을 내고 있다. 구속과 구위를 끌어올렸고 마운드에서 자신감도 남달랐다. 이유는 꾸준하게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는 루틴이었다.

"처음왔을 때 왜 힘들었던 것이 지금 버틸 수 있었던 같다. 힘든 상황이 오면 이렇게 대처하면 되겠다는 것을 배웠다. 뭐든 꾸준히 하려고 한다. 아침 일어나면 오늘은 무엇을 해야겠다고 정하고 무조건 하고 집에 간다. 그런식으로 항상 루틴을 지켜왔다. 경기 준비과정, 웨이트트레이닝 , 복근 운동 등을 꾸준히 해왔다. 올해는 캠프에서 피칭을 가장 많이 했다. 제구를 키워야겠다는 목표가 있었다"며 설명했다.

특히 메이저리그 일본인투수 센가 고다이의 포크볼을 연구해 유의미한 발전을 이룬 것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많이 던지면서 감각적으로 좋아지고 있다.  직구 구위도 좋아진게 느껴진다. 슬라이더도 괜찮고 커터도 있고 포크볼이 많이 좋아졌다. 포크볼을 던지는 방식을 바꾸었는데 좋게 작용하고 있다. 센가 고다이(뉴욕 메츠) 선수를 좋아하는데 3시간 넘게 동영상을 찾아보다 딱 한 포인트를 찾았다. 그것을 따라하니 좋아졌다"며 웃었다.

이런 추세라면 개인 최다홀드 경신과 첫 30홀드, 통산 100홀드 가능성도 열려있다. 올시즌을 마치면 FA자격을 얻는다. "FA 목표를 잡고 시즌에 들어온 것이 아니어서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최대한 할 수 있는데까지 블론하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 개인 최다홀드과 통산 100홀드도 기회가 어떻게 오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며 각오를 다졌다.

[OSEN=이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