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태훈이 잊을 수 없는 극적인 홈런을 터뜨리며 7연승을 이끌었다.
삼성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 6-4 재역전승을 거뒀다. 김태훈이 결정적인 결승 홈런을 터뜨렸다.
삼성은 3-4로 뒤진 8회 선두타자 구자욱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대타로 나온 이성규는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2아웃 이후 양도근이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이재현 타석에서 김태훈이 대타로 들어섰다.
김태훈은 초구 파울을 때린 후 2구 체인지업(133.3km)을 때려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김태훈은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면서 행복한 웃음이 얼굴에 가득했다. 삼성은 9회 1사 1,2루에서 구자욱의 1타점 2루타로 6-4로 점수 차를 벌렸고, 마무리 이호성이 세이브를 기록하며 승리를 지켜냈다.
경기 후 박진만 감독은 “김태훈이 빠른 공에 강점이 있는 왼손타자라서 큰 것 한방을 기대하고 대타로 냈는데 최고의 결과물을 보여줬다. 많은 원정팬들에게 김태훈이 좋은 선물을 드린 것 같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 김태훈은 “솔직히 살면서 이런 날 안 올 줄 알았다. 힘든 시간이 진짜 많았는데, 치고 나서 넘어간 거 확인하고, 이제 또 역전도 해서 너무 행복해서 숨길 수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날이 어떤 날일까. 김태훈은 “1군보다 2군에 있는 시간이 길어서 많이 힘든 날도 진짜 많았는데, 그래도 버티면 기회 온다, 버텨라 버텨라 해서 또 버티니까 이렇게 홈런 치는 날도 와서 너무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2군에서 잘해야 (1군에) 올라가니까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려고 계속 연습했다”고 덧붙였다.
대타로 나서면서 박진만 감독의 조언에 큰 힘이 됐다. 김태훈은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감독님이 부르셔서 ‘늦지 말라, 앞에서 쳐라’ 말씀해주셨다. ‘앞에서 쳐라’는 말이 저한테는 되게 마음이 편했던 것 같다. ‘잘 쳐라, 안타 쳐라’도 아니고 ‘앞에서 쳐라’고 하시니까 앞에 놓고 쳤는데 잘 맞아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공이 워낙 빨라서 노려서 치기는 쉽지 않고, 앞에서 치려고 했는데 운 좋게 걸려서 넘어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홈런을 직감했을까. 김태훈은 “넘어갈 줄 몰랐다. 왜냐하면 잠실에서 홈런 친 적이 없으니까, 항상 멀다고 들으니까, 잘 맞긴 했는데 넘어가나 하면서 뛰는데, 이제 넘어간 거 확인하고 그때 웃었다”고 말했다.
김태훈의 극적인 대타 투런 홈런으로 삼성은 10년 만에 7연승을 달렸다. 김태훈은 “화요일에도 잘해서 8연승 하면 더 좋을 것 같다. 분위기도 좋아서 화요일에도 좋은 게임 할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솔직히 오늘 하루 잘 치긴 했는데, 아직 많이 부족하니까 많이 준비해서 또 기회 오면 살리는 방향으로 잘하려고 준비를 계속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2015년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 53순위로 KT 위즈의 지명을 받아 입단한 김태훈은 2021년 44경기 타율 2할3푼(87타수 20안타) 1홈런 6타점이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다. 2023년 FA 김상수의 보상 선수로 삼성으로 이적했다. 2023시즌을 앞두고 FA 김상수의 보상선수로 KT에서 삼성으로 이적했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2023시즌에는 11경기 타율 9푼5리(21타수 2안타)를 기록했고, 2024시즌에는 12경기 타율 2할(20타수 4안타)을 기록했다. 2군에서 뛰는 시간이 더 많았고,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3할2푼으로 타격왕을 차지했다.
올 시즌에는 이날 경기 전까지 3경기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지난 30일 LG전에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장타가 필요한 상황에서 짜릿한 역전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KT 시절인 2021년 6월 12일 한화전에서 홈런을 때린 이후 1450일 만에 기록한 홈런이다.
[OSEN=잠실, 한용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