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머니 안했으면 하는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투수 조장 김원중은 자신의 앞에서 등판하는 셋업맨 정철원이 펼치는 세리머니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정철원은 위기에서 이닝을 극복할 때마다 세리머니와 포효를 하면서 팬들의 함성을 이끌어낸다. 이제는 세리머니를 안하는 게 섭섭할 정도다. 하지만 투수 조장 김원중은 정철원의 세리머니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그렇다고 말릴 수도 없다. 정철원의 상징이자 자신감의 표현이다. 그리고 이 세리머니가 결국 긍정적으로 연결됐다.
롯데는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6-5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롯데는 3연패를 탈출했다. 올 시즌 4연패가 없는 롯데다.
치열한 접전의 경기, 안정적으로 흘러가던 찰나에 균열이 생겼다. 4-3으로 앞서면서 6회를 돌입했다. 6회 최준용이 마운드에 올라와 3타자를 삼진 2개로 잡아내고 마무리 지으며 분위기를 돌렸다.
그러나 7회 선두타자 정준재에게 좌전안타를 맞았고 최지훈을 투수 땅볼로 처리하며 1사 2루를 만들었다. 이후 안상현을 상대로는 1볼 2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커브를 구사하다가 좌전 안타를 맞아 1사 1,3루로 위기가 증폭됐다.
롯데는 좌완 김진욱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그러나 김진욱은 대타 한유섬에게 적시 2루타를 맞아 4-4 동점을 허용했다. 1사 2,3루의 계속된 위기에서 정철원이 한 박자 빠른 타이밍에 올라왔다.
그러나 정철원은 쉽게 쉽게 승부를 이어갔다. 첫 타자 고명준을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처리했다. 줄 점수는 줬다. 이후 박성한에게 사구를 허용했지만 조형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실점을 최소화 했다.
그리고 7회말 타선이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6-5가 된 상황에서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그러나 오태곤과 최준우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해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절체절명의 위기. 하지만 정준재에게 쉽게 번트를 허용하지 않았고 2스트라이크를 선점한 뒤 2루수 병살타를 유도해 위기를 한꺼풀 벗겨냈다.
최지훈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2사 1,3루에서 안상현과 승부를 펼쳤다. 안상현을 상대로 정철원은 힘있게 들어갔고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 위기를 극복했다. 그리고 다시 포효했다. 포효와 세리머니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9회 마무리 김원중이 등판해 1점 차 승리를 다시 지켜냈다.
경기 후 정철원은 “8회 위기 상황을 넘기면 원중이 형이 무조건 막고 팀이 승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타자와 상대해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있었고, 8회를 넘기면 팀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도 있었다. 그 자신감과 확신이 8회 좋은 결과를 만들어 준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불펜들의 경기 출장이 많다고 하지만, 트레이닝 파트에서 컨디션 관리를 잘 해주고 계신다. 준용이도 돌아와서 힘을 보태주고 있고, 불펜진이 하나가 되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이며 “이런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더 강한 팀이 되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OSEN=부산, 조형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