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연고지 창원을 떠날 결심을 했다. 62일 만의 창원NC파크 재개장을 맞아 단호한 입장을 밝히며 연고지 이전 이슈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진만 NC 구단 대표이사는 30일 창원 한화전을 앞두고 공식 브리핑을 통해 연고지 이전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다.

지난 3월29일 창원NC파크에서 안타깝게 발생한 야구팬 사망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창원시의 책임 회피로 인해 창원으로 돌아오기까지 두 달의 시간이 걸려고, 결국 NC는 구단 차원에서 연고지 이전 카드를 꺼내면서 압박하는 모양새다.

브리핑에 앞서 사고 희생자와 부상자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며 고개를 숙인 이진만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앞으로 구단 방향성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구단 거취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진지하게 고민하고자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구단과 주위 환경,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게 됐다. 더 강한 구단을 위한 구단 역량 강화와 함께 우리를 둘러싼 환경에 대해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연고지 이전 가능성을 직접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야구단은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이런 환경이 조성될 때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고, 더 많은 팬들이 야구장을 찾게 되며 이를 통해 지역 사회와 구단이 동시에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신뢰를 바탕으로 이런 환경을 함께 만들어갈 파트너십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제2의 창단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가능성 검토해보고 더 많은 팬들이 공감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구단이 되도록 방향성을 재설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대표와 취재진의 일문일답.

-연고지 이전에 대한 의사 표시로 보면 되나. 
"연고지 이전을 하겠다고 단정적으로 말씀드리는 것보다 예전과 달리 이제는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 그래서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뜻이다. 아직까지 큰 진전이 있을 정도로 검토가 이뤄진 건 아니고, 이제부터 진행하겠다는 의미로 말씀드린 것이다."

-연고지 이전을 검토한 계기는. 
"모든 일에는 계기가 있다. 그동안 여러 가지 어떤 지난 일들이나 구단이 겪었던 어려움 속에서도 구단은 계속 지역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자리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지역 사회 기부 활동과 유소년 지원에 수억원씩 쓰고 활동하고 있음에도 저희 구단이 이 지역에서 노력한 것이 크게 인정받지 못한 것 같다. 오히려 조금 더 저희가 불합리한 대우를 받을 때도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이번에 있었던 사고를 통해 구단은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현상 유지는 답이 아니다. 개선된 방향성을 모색할 때가 됐다'는 생각을 했다."

-창원NC파크 폐쇄 기간 손실액은 어느 정도인가. 
"두 가지로 나눠서 답변드리면 구단은 당연히 사업체이기 때문에 매출 손익을 항상 집계하고 있다. 사건이 발생했을 때부터 홈구장에 돌아오기지 손실분을 집계 중이다. 직접적인 금전 손실만 집계하면 40억원 정도 된다. 그 금액이 저희가 울산에서 잔여 시즌을 다 보냈다고 하면 100억원대를 훌쩍 넘었을 것이다. 저희가 홈에서 경기를 못하고 원정을 떠돌면서 발생하는 매출 손실분과 원정을 다니면서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손실분이 40억원 정도다.

간접적으로는 이런 어려운 환경으로 인해 비상식적으로 장기화된 원정경기도 선수단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 구단 입장에선 간접적인 손실이라 생각한다. 그 부분 또한 저희가 집계하고 있다. 아직 정확한 수치를 말씀드리기 그렇지만 40억원 플러스 알파라고 할 수 있다.”

-창원시에는 어떤 부분을 요구했나. 
"우리가 이 내역을 포함해 앞으로 창원에서 계속 야구를 하기 위해선 어떤 부분을 지원해 주셔야겠다고 매우 구체적으로 요청했다. 그 요청 사항에는 아까 말씀드린 손실 부분에 대한 것도 같이 언급돼 있다. 연고지 문제 관련 고민함에 있어 시에서 보완해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전달했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연고지 이전에 있어 앞으로 창원시 자세가 중요한가. 
"최근 이 사건 이후로 많은 보도들이 있었어, 표면상으로 볼 때 창원시와 구단간 관계가 썩 매끄럽지 않아 보일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연고지 관련한 결정은 감정적이거나 비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 철저하게 구단과 팬들을 위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결정을 할 것이다. 창원시에서 주시는 답변도 우리가 요청드린 상황에 대해 최대한 구체적으로 즉각적인 해결책 제시하고 실행 가능한 옵션 제시해 준다면 저희도 진지하게 협의를 이어나갈 생각이다."

-향후 유사사고 발생시 책임 소재 협악은 맺었나. 
"창원시, 창원시설공단과 구단이 같이 합동대책반을 꾸렸다. 이 안에서 사건 대처 방안, 재발방지책을 같이 논의했다. 1차적으로 사후 조치는 어느 정도 완료돼 재개장한 것이다. 재발방지책도 준비 중이고 그 또한 너무 늦지 않게 할 것이다."

-창원시 답변을 기다리는 기한은 어느 정도인가.

“저희는 일단 시한을 걸어두진 않았다. 창원시도 우리 요청에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우리가 요청을 드린 건 이런 것도 있다. 요청사항 항목별로 착수 시점, 완료 시점, 그리고 그 항목별로 실제 실행하는 데 이어 필요한 예산과 그 예산을 어떻게 확보할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달라고 했다. 그런 것이 가능할 때 실행 가능하다. 그런 부분에 대한 답변이 오면 저희도 성심성의껏 다시 협의를 거칠 것이다.

창원시 답변만 기다릴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대한 검토도 병행할 것이다. 한 가지 첨언한다면 중요한 변수가 하나 있을 것 같다. 내년에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있다. 단체장이 어떤 분이 되느냐에 따라 창원시에서 저희에게 제시한 해결책이 그때 가서 변경이 되거나 뒤집히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매우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답변을 최대한 빨리 주셔서 자치단체장선거 이전에 그 부분이 실행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연고지 이전을 KBO와도 논의했나. 
"대단히 감사한 부분은 울산시와 협의 과정에서 허구연 총재님과 KBO도 적극적으로 도움주셨다. 이번 사건 이후에 저희의 고민에 있어 KBO가 같이 하고 있다. KBO가 연고지에 대한 고민도 전부터 계속 대안이 있다는 얘기를 해주셨다. 지금도 저희에게 현실적인 대안이 있다고 하셔서 KBO도 연고지 이전과 관련해 계속 같이 협의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구단 결정이 중요할 수 있지만 KBO 승인을 받아야 할 사안이라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다."

-창원시에 요구한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 
"대략적인 부분은 시설 개선 관련된 부분이 있고, 그 다음에 팬들의 접근성을 향상 시켜달라는 부분이다. 그 다음에는 행정적 지원 관련 부분이다. 예전에 시에서 약속한 것들을 지켜달라는 게 포함돼 있다. 지금 내용들은 세부 항목들이 브레이크다운돼 있다. 그런 걸 구체적으로 제시해줄 것을 요청드렸다. 너무 무리한 요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연고지를 이전하려면 창원팬들을 설득할 메시지가 필요한데. 
"그동안 많은 고민을 하는 과정에 있어서 여러 가지 불편한 과정도 있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저희가 아직까지 연고지 옮기지 않는 유일한 이유는 팬분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고지 만약 옮기게 된다면 팬들에 대한 고민은 끝까지 하게 될 것이다. 창원 팬들과 유대감, 감정적인 연결고리, 그리고 그 안에석 구단의 지속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밖에 없어다. 그 부분은 계속 고민할 것이다."

-창원시에 요구가 전달된 시점은 언제이고, 이전시 구장 사용 계약 문제는. 
"저희는 많은 고민을 했고, 적정 수준의 요청 사항을 어제 전달했다. 창원시에서도 충분히 고민하고 전달해 주시리라 생각한다.

구장 사용 계약은 풀어야 할 문제가 있다. 법적인 제약이나 계약 관계에 대해선 대략적인 부분은 파악하고 있지만 세부적인 부분은 저희도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얼마 전 한 매체에서 구장 사용료에 대해서 언급한 적 있다. 거기서 그 기자 분 말씀하신 내용은 구장 사용료 선납을 다 했고, 비용을 다 지불해서 이전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거라고 하는데 전 이렇게 다시 설명하고 싶다. 그건 저희 의사가 아니었다. 아무래도 법적인 문제는 비용 문제가 크다. 큰 금액인데 만약 이전한다면 계약서에 따라서 선납한 비용을 환수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비용을 다 선납한 부분 때문에 그 비용이 고민된다. 돌려받지 못할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미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기업의 가치 평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인 기업은 가치 평가에 영업 이익, 현금 흐름에 대한 내용이 있다. 수익성 없는 스타트업이나 초기 기업은 성장성으로 가치 평가가 매겨진다. 우리나라 스포츠 구단은 수익성이 낮고, 성장성이 미약한데 3가지 지표로 본다. 팀 성적으로 대변되는 스포츠 컨텐츠로서의 가치, 두 번째 경기장의 가치, 세 번째 연고 시장의 가치다. 여기서 경기장의 가치는 좋고 나쁘고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팬을 동원할 수 있느냐, 얼마나 수익 창출할 수 있느냐 지표다. 구단 가치 평가에 있어서 3가지 평가 중 2가지는 구단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연고지 환경이 개선되면 구단 가치가 개선된다고 볼 수 있다. 연고지를 옮기든, 지금 있는 연고지 환경이 개선되든 그 가치가 개선되는 부분이 이미 납부한 비용보다 크다면 미래 의사 결정에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매몰 비용이라고 인식할 수 있을 것 같다.”

-연고지 이전이 내년부터 가능한가 .
"당장 내년부터 그런 결정을 할 수 있을지는 쉽지 않을 것 같다. KBO와도 협의를 해야겠지만 타지역 그리고 창원시와 협의도 당연히 필요하다. 시가 저희가 요청한 것을 수용하고 실행할 시간이 있을 텐데 너무 급하게 시간을 언제라고 정해두는 건 성급할 것 같다. 거기까진 언급을 지양하겠다."

-이렇게 구단 입장을 밝히게 된 배경이 있다면. 
"저희 구단은 10개 구단이 활동하는 KBO에서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야구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임시 홈경기를) 울산에서 했지만 가능했다면 2군 경기장인 마산에서 하는 걸 우선적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2군 구장은 (시설 문제로) 대안이 되지 못했다. 그런 시설 문제만이 아니라 결국 저희가 창원시에 요청했던 개선사항이 다 합해서 생각하면 팬들이 경기장 찾는데 있어 여러 애로사항이 있다. 취재진도 경기가 늦게 끝나면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안다.

그 외에 저희가 다 말씀드릴 순 없지만 창원시로부터 약속은 받았지만 현재까지 가장 스몰마켓에서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은 환경에서 야구를 해왔다. 저희는 이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과 같이 큰 일을 겪으면서 그냥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구단 자체로선 생존의 위협을 경험했다. 구단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선 뭔가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 생각했다. 창원에서도 여건이 개선된다면 야구단은 야구만 하고 팬들이 더 원활히 야구장에 오셔서 경기를 즐기시고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지는 환경이 구축된다면 충분히 계속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정적으로 어떤 특정 지역을 언급하고, 옮긴다는 말씀이 아니라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실감했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OSEN=창원, 이상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