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병동에 주전급 선수들로 꽉 차버렸다. ‘MVP’ 김도영은 충격적인 두 번째 부상으로 다시 전열을 이탈해야 했다.

KIA는 28일 오후, “김도영은 오늘 우측 햄스트링 부위에 교차 검진을 받았고 1차 검진과 동일하게 우측 햄스트링 손상 소견을 받았다. 당분간 부상 부위 치료를 받고 4주 뒤 재검진을 받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도영은 지난 27일 광주 키움전 5회말 2사 3루에서 1-2로 추격하는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후 2루 도루를 감행했는데, 이때 다시 한 번 햄스트링에 통증이 찾아왔다. 결국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1차 검진 결과 햄스트링 손상 소견을 다시 받았고 2차 검진에서는 첫 번째 부상보다 정도가 더 심하다는 소견이 나왔다. 충격적인 두 번째 부상이다.

김도영은 지난 3월 22일 NC 다이노스와의 광주 개막전에서는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당시에는 그레이드1으로 2주 후 재검진 소견을 받았다. 이후 KIA는 김도영의 부상에 조심스럽게 접근했고 2주 후 재검진을 받고 4월 25일 복귀했다. 33일 만의 복귀였다. 복귀 이후 대타와 지명타자로 조금씩 경기 감각을 익히면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부상 이후 돌아온 김도영은 여전했다. 김도영이 KIA의 본체였다. 누적 성적은 경기 출장이 적기에 부족하지만 27경기 타율 3할3푼(100타수 33안타) 7홈런 26타점 19득점 3도루 OPS .1008의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27경기 밖에 안 뛰었지만 팀 내 홈런 3위, 타점 공동 2위의 생산력을 과시하고 있었다.

김도영이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팀은 10승 14패로 5할 승률에 못 미쳤다. 그러나 김도영이 뛴 경기에서 팀은 웃는 경우가 많았다. 김도영 합류  이후 팀은 15승 12패를 기록했다. 현재 5할 승률에 다시 근접한 이유도 김도영이 타선의 중심을 꽉 잡아주고 있었기 때문. 나성범과 김선빈도 모두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했고 외국인 거포 패트릭 위즈덤도 허리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김도영이 최고참 최형우와 함께 타선을 이끌고 있었다.이범호 감독은 누누이 김도영의 과욕을 경계했다. 특히 순간적인 스타트로 다리 쪽 근육들에 힘이 가해질 수 있는 도루의 경우 이범호 감독은 자제하기를 당부했다. 이범호 감독은 “도루를 해서 득점하는 것보다는 기회에서 쳐주는 활약이 더 중요하다. 도루는 본인에게 맡기겠지만 최대한 몸을 아껴야 한다”고 당부에 또 당부하기도 했다.

그런데 김도영은 결국 이범호 감독의 우려를 현실로 만들었다. 김도영이 다시 한 번 팀을 떠나게 되면서 KIA는 비상이 걸렸다. 이제 양 쪽 햄스트링에 모두 손상을 받았기에 더더욱 조심스럽게 재활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4주 후 재검진에 재활 및 기술 훈련 과정들을 합하면 전반기는 증발된 것이나 다름 없다. 나성범과 김선빈 모두 복귀 일정을 가늠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KIA의 본체인 김도영까지 전반기 아웃이 사실상 확정됐으니, 팀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다.사실 더 충격을 받은 것은 김도영인 듯 하다. 김도영은 두 번째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뒤 SNS 계정을 폐쇄했다. 3월 첫 번째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을 때에는 SNS를 통해 “오늘 부상에 대해서 온전히 저의 잘못입니다. 걱정해주시고 응원해 주셔셔 감사합니다. 한 경기만에 사라져서 죄송합니다. 금방 돌아오겠습니다. 꼭”이라는 메시지를 작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계정 자체를 닫아 버렸다. 김도영의 상실감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도영과 KIA는 앞으로 이 햄스트링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MVP의 현재와 미래가 휘청거리고 있다.

[OSEN=조형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