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U-17 대표팀이 극적인 조별리그 통과에 성공한 가운데, 한국 유명 가수 김정민의 아들로 알려진 다니 다이치(19, 사간 도스)가 주목받고 있다.

일본은 11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타이프에서 열린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B조 최종전에서 호주에 2-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하지만 같은 시각 UAE가 베트남과 1-1로 비기며 일본은 골득실에서 앞서 조 1위로 8강 진출에 성공했고 오는 11월 열리는 FIFA U-17 월드컵 본선 티켓도 확보했다.

치열한 순위 싸움 끝에 일본, UAE, 호주가 나란히 1승 1무 1패(승점 4점)를 기록했지만 골득실과 다득점에서 일본이 가장 앞서 조 1위에 올랐다. UAE와 호주는 골득실과 다득점이 같았고, 맞대결 승부에서 앞선 UAE가 2위를 차지했다.

이날 경기에서 다니 다이치는 후반 41분 교체 투입 8분 만에 박스 안에서 왼발로 추격골을 기록했다. 팀은 패했지만 다니의 골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일본 현지 언론과 팬들은 그의 득점 본능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다니 다이치는 한국인 아버지(김정민)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중국적자다. 한국에서는 '김도윤'이라는 이름으로 FC서울 유소년팀(오산중)에서 활약한 바 있으며, 이후 일본 사간 도스 유스팀으로 유학을 떠나 현재는 J리그 사간 도스 U-18 소속으로 활약 중이다.

그는 일본 연령별 대표팀에서 꾸준히 발탁되고 있으며, 이번 대회 전까지도 주요 득점 자원으로 평가받았다. 지난해 AFC 예선에서는 전 경기 득점을 기록하며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다니는 최근까지 컨디션 난조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호주전에서 값진 골을 넣으며 존재감을 증명했다. 경기 후 그는 “앞선 두 경기를 결장하면서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각오로 준비했다”고 밝히며 “공간이 좁았고 원터치가 아니면 넣기 힘들었다. 진짜 죽을 각오로 발을 뻗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이어 “내가 필요하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죽기 살기로 뛴다면 가능하다는 걸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 게키사카는 “다니는 오기의 한 방을 터뜨렸다. 호주전은 잠자는 호랑이가 깨어난 경기로 기록될 것”이라고 보도하며 그의 반등을 집중 조명했다.

사커 다이제스트는 “다니는 다양한 방식으로 골을 만들어내는 전형적인 스트라이커다. 일본의 유일한 희망일지도 모른다”며 “184cm의 신장과 결정력은 팀에 엄청난 무기가 된다”고 강조했다.

팬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커 다이제스트는 팬 반응을 인용해 “한국 국적을 선택하면 병역 의무가 발생하기에 축구 선수에게는 큰 리스크다”, “일본 축구에 계속 기여하길 바란다”, “병역 문제는 가장 현실적인 요소” 등의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니는 한국 국적도 보유하고 있어 향후 대한축구협회가 귀화를 제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그는 일본 대표로서 활약한 경력이 많고 병역이라는 현실적인 요소도 있어 한국 대표팀에서 뛸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일본이 8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승리하고, 한국 역시 8강에서 이기면 4강전에서 한일전이 성사된다. 이 경우 다니 다이치는 어머니의 나라 일본 대표로 아버지의 조국 한국과 맞붙게 된다. 백기태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다니의 발끝을 특히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OSEN=우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