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시행 앞둔 마이데이터 사업자 뱅크샐러드
2000억 안팎 인수 가능성… '통신+금융' 데이터 시너지 기대
인수 확정 시 금융위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관건

사진은 지난 3월 23일 미디어 콘텐츠 사업 전략에 대해 발표 중인 구현모 KT 대표. 그는 탈통신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KT(030200)가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사업자’인 핀테크(금융+기술) 스타트업 뱅크샐러드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액은 2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15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KT는 뱅크샐러드 대주주에 오르기 위해 25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 막바지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50억원 투자를 선제적으로 진행하는 배경에 대해서는 급히 자금이 필요한 뱅크샐러드에 일단 숨통을 터주기 위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 인수 추진은 최근 탈(脫)통신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는 KT가 자사 통신 데이터에 뱅크샐러드의 금융 데이터를 접목시켜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으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구현모 KT 대표는 인수합병(M&A)을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내세운 바 있다. KT의 뱅크샐러드 인수가 가시화할 경우 금융 계열사인 케이뱅크, 비씨카드와의 시너지도 기대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뱅크샐러드의 강점은 오는 8월 본격 시행을 앞둔 마이데이터 사업자란 점이다. 마이데이터는 은행이나 카드사, 보험사 등 각 금융회사에 퍼져 있는 개인 정보를 한곳에 모아 관리하고 이를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이다.

2012년 김태훈 대표가 설립한 뱅크샐러드(당시 레이니스트)는 국내 최초로 데이터 기반 개인맞춤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여 인기몰이했다. 올해 1월 말 기준 앱 다운로드 840만건, 연동관리 금액 405조원에 달하고 있다.

다만 KT는 마이데이터 사업자인 뱅크샐러드 인수를 위해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앞서 KT가 케이뱅크를 인수하려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담합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등의 이유로 심사가 중단된 전례가 있어 인수가 확정되더라도 최종 인수 작업까지 속도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KT 측은 "250억원 투자만으로도 뱅크샐러드와 충분히 협력할 수 있기 때문에 인수는 추진하고 있지 않다"라고 공식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