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인 3자연합(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다음달 열릴 한진칼(180640)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조 회장의 승리로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3자연합은 이날까지 한진칼에 주주총회 관련 주주제안서를 보내지 않았다. 한진칼의 정기주주총회는 다음달 말 열릴 예정인데 주주제안 기한이 지난 것으로 알려졌다. 상법상 주주제안권을 행사하려면 주주총회 개최 6주전까지 주주제안서를 내야 한다.
3자연합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사내·외 이사 신규 선임 등의 안건을 제안했지만 모두 부결됐다. 반면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은 주총에서 통과됐다. 이에 업계에선 3자연합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다시 한번 이사 선임 안건을 제안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한진칼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3자연합의 제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더 작아졌다. 산업은행은 대한항공(003490)의 아시아나항공(020560)인수를 위해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66%를 확보했다. 3자연합의 의결권 있는 주식 기준 지분율은 45.23%에서 40.39%로 줄었다. 조 회장측 지분이 36.65%인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조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 지분율 47.32%로 3자연합 지분을 넘어선다.
또 산은이 한진칼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제도를 골자로 한 주주제안서를 이미 낸 만큼, 3자연합이 경영 건전성을 내세울 명분도 약해졌다.
3자연합이 이번 주주총회에 주주제안을 포기하면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조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업계에선 3자연합이 앞으로 연합을 해체하고 ‘출구전략’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