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발표한 새 개인정보 정책, 페이스북에 집적 타격 예상
맞춤형 광고 불가능해 광고업계에 '악몽'… "매출 50% 하락할것"
페이스북, 이례적으로 주요 언론사에 '애플 비방' 광고 게재
"사용자 위한 것 아니라 애플 광고 수익 높이기 위한 꼼수"
미국을 대표하는 IT 기업인 애플과 페이스북이 언론을 통한 상호비방전을 비롯해 법정공방을 검토하는 등 전쟁을 방불케하는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애플의 새로운 개인정보 정책이 시발점이었다. 이 정책이 페이스북의 광고 수익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자 페이스북이 강경대응에 나선 것이다.
17일(현지시각) CNBC는 "페이스북과 애플이 당신의 개인정보를 두고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하며 두 회사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현재 페이스북은 내부적으로 애플의 아이폰 사용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으며, 사용자들에게 애플의 경쟁사인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권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애플과 페이스북의 전쟁, 왜 발발했나
두 회사의 갈등이 시작된 발단은 애플이 지난 8일 사용자의 승인 없이 이용자 정보를 추적·수집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앱스토어에서 삭제할 예정이라는 새로운 정책인 앱 추적 투명성'(ATT)을 발표하면서부터다. 취지는 아이폰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
반면 이같은 정책이 시행될 경우 광고업계에는 '악몽'같은 결과가 예상된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앱 개발자를 포함한 앱 광고업계에서는 이용자에게 맞춤형 광고를 노출하고 이에 대한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애플 기기마다 부여된 고유한 식별자(identifier)인 IDFA를 이용한다. 광고주들은 이를 통해 아이폰·아이패드 이용자들의 검색 활동이나 앱 이용 기록 등을 수집하고 파악해 맞춤형 광고를 보낸다.
하지만 애플이 이용자들에게 일일이 앱이 자신의 정보에 접근해도 될지를 묻는 팝업창을 띄워 이용자로부터 승인을 받아할 경우 상당수 애플 기기 이용자들은 이를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고 CNBC는 분석했다. 이 경우 표적 광고의 효율성과 수익은 크게 낮아지게 된다.
특히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을 광고에 의존하고 있는 페이스북의 광고 수익이 반토막이 날 수 있다고 CNBC는 강조했다. 페이스북은 다른 모바일앱들이 페이스북의 광고시스템만 가져와서 쓸 수 있도록 만든 '오디언스 네트워크'라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애플의 운영체제 변경으로 인해 이 사업부는 매출이 50% 이상 떨어질 수 있는 상태다.
◇페이스북, 대형 언론 통해 애플 '저격'… 법적 공방도 예상
페이스북은 지난 16일 아침자 뉴욕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 등의 주요 일간지들에 애플을 공개적으로 공격하는 신문광고를 냈다. 골자는 '애플의 새로운 정책이 앱 개발업체를 비롯해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에 큰 타격을 줄 것이며 페이스북은 애플의 이같은 일방주의적 행동에 맞서 싸우겠다'는 내용이다.
페이스북은 애플의 정책변경으로 인해 결국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본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러 모바일 앱을 통해 개인화된 광고타켓팅을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소상공인들이 광고를 하면 그 효과를 통해 벌어들이는 매출은 60%까지 떨어질 것이라는게 우리 내부 조사결과"라고 밝히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또 애플이 ATT를 시행하는 진짜 배경은 사용자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보다는 자사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애플이 시행하게 되는 ATT의 내용을 잘 살펴보면 정작 애플의 개인 맞춤 광고 플랫폼에는 이 정책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결국 앱 개발업체와 광고업체 등이 페이스북 대신 애플의 광고 시스템을 사용하도록 강요하는 정책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페이스북은 이번 ATT 정책이 반독점법을 위반하는 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법적 대응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애플이 앱 개발자와 중소기업을 희생시켜 이익을 늘리기 위해 시장경쟁을 방해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해서 싸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