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구례읍 양정마을 소떼들, 사흘간 지붕 위에 머물러
크레인으로 소 들어올려 구조… 일부는 주택 안으로 추락

홍수를 피해 지붕 위로 피신했던 소떼의 구출작전이 10일 시작됐다. 전남 구례읍 양정마을 축사에서 살던 소떼들이 지붕에 올라간 지 사흘 만이다.

10일 오전 전남 구례군 구례읍의 한 마을 주택 지붕 위에서 119대원들이 소를 구조하고 있다.

구례군은 10일 오전 소방당국과 함께 중장비를 동원해 건물 지붕에서 머물고 있던 소들을 구출하기 시작했다. 지난주 집중 호우로 양정마을 일대가 침수되면서 소 20여 마리가 물난리를 피해 주택과 축사 등의 지붕에 올라갔다가 물이 빠지면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다.

이번 구조에는 마취총과 크레인 등이 동원됐다. 먼저 구조대는 지붕 위에 있던 소 한 마리에 마취총을 쏘고 주저앉기를 기다렸지만 1시간이 지나도록 효과가 없었다. 이어 마취총 한 발을 더 발사했고, 결국 소는 주저앉았다.

10일 오전 전남 구례군 구례읍의 한 마을 주택 지붕에서 떨어진 소들이 방안에 앉아 있다.

이후 구조대원이 직접 지붕으로 올라가 크레인에 연결된 구조벨트에 소의 몸통을 걸었다. 그리고선 소를 완전히 들어올려 땅에 착지시켰다. 그 과정에서 양철 재질의 지붕이 무너져 주택 2층 거실로 몇 마리가 떨어지기도 했다. 구조대는 바로 옆 집 지붕에 올라가 있는 4마리 소에 대해서도 구조작업을 진행했다.

구례군과 소방당국은 여러 마리가 함께 있는 소들이 구조 과정에서 놀라 날뛸 경우 추락 등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신중을 기하고 있다. 구례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양정마을은 50여 농가에서 소 1500여 마리와 돼지 2000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었다. 이번 폭우로 400여 마리의 소가 폐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남 구례군 구례읍의 한 마을 주택과 축사 지붕에 소들이 올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