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여행사, 내년 10월 여행상품 홍보
개성 DMZ 관광도 코스에 포함
요금은 4박5일 188만원, 7박8일 228만원

주체여행사 페이스북 캡처.

북한이 구(舊)소련제 여객기를 활용한 외국인 여행 상품을 내놓은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1인당 요금은 228만원 수준이다. 패키지 관광 형식의 이 상품의 여행 시기는 내년 10월이다. 북한은 그 때 쯤이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끝나 관광객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에 있는 북한 관광 전문 여행사인 '주체여행사(Juche Travel Services)'는 지난 11일 홈페이지에 여행객 모집 안내문을 올렸다. 주체여행사는 페이스북에 "안타깝게도 코로나 사태로 '2020 항공 투어'를 다음 해로 연기할 수밖에 없다"면서 여행 상품을 홍보했다.

주체여행사가 내놓은 항공 투어 상품 요금.

이 관광상품 일정은 2021년10월 18일부터 22일까지의 4박5일, 또는 10월 18일부터 25일까지 3박을 추가한 7박8일 일정이다. 요금은 4박5일의 경우 1395유로(약 188만원), 7박8일의 경우 1695유로(228만원)이다.

여행객들은 중국 베이징(北京)에 모여 평양을 시작으로 함경북도 어랑, 양강도 삼지연 등을 돌아본다. 순안국제공항 등에서 사진 촬영이 가능하고 고려호텔에서 숙박한다. 대동강 맥주, 평양 지하철을 경험해볼 기회도 있다. 전승기념관에서 1968년 나포된 미군 정보함 푸에블로호(號)가 전시된 모습을 보거나 개성 비무장지대(DMZ)를 둘러보는 코스도 있다.

이 관광 상품의 핵심은 일류신 IL-18과 IL-62, IL-76을 비롯해 투폴레프 Tu-134 및 Tu-154, 안토노프 An-24·An-148 등 대부분 현재 단종된 구소련제 옛 항공기에 탑승하는 것이다. 고르는 항공편에 따라 추가 추가 요금이 붙는다. 주체여행사 측은 "클래식 항공 애호가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투어"라고 했다.

주체여행사는 북한 국영관광회사인 조선국제여행사로부터 여행 관련 권한을 위임받아 2011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온라인 여행사다. 2016년에도 고려항공이 운용하는 오래된 여객기 체험 상품을 만들어 세계 항공기 ‘덕후(어떤 분야에 몰두해 전문가 이상의 열정과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관광객을 모집했다.

북한은 현재 코로나 사태로 국경을 봉쇄한 상태다. 다만 북한이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해 대집단체조 공연을 준비하고 있어, 이 시점을 전후해 국경을 열고 외국인 관광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