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큰 피해를 입은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 지역 병원에 우한 코로나 환자들을 돌보는 로봇 간호사가 등장했다고 2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토미’라는 이름을 가진 이 로봇은 이탈리아 롬바르디 마레세시의 서콜로 병원에서 일한다. 해당 병원은 현재 토미를 포함해 6개의 로봇을 가동 중이다. 로봇 간호사들은 ‘인간 간호사’와 달리 방호복이나 마스크가 필요없고, 감염 우려도 없어 앞으로 보급이 늘어날 전망이다.
서콜로 병원의 로봇들은 크기가 어린이 키 정도로, 의사가 다른 환자를 보러 자리를 비웠을 때 병상 곁에서 환자들을 돌본다. 로봇들은 병실에 있는 장비들을 이용해 환자의 상태와 수치를 모니터링한 후 병원 직원에게 전달한다. 얼굴에는 터치스크린이 장착되어 있어 환자들이 메시지를 녹음해 의사에게 보낼 수 있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로봇 토미의 이름은 서콜로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의 아들 이름에서 따왔다.
토미는 지난 수요일 병원을 방문한 취재진에게 직접 본인의 목적을 설명하기도 했다. 로봇 토미는 "내 능력을 이용하면 의료진들이 직접 접촉하지 않고도 환자와 접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토미를 포함한 로봇들의 가장 주된 목적은 의사와 간호사가 환자와 직접 접촉하는 횟수를 줄여 의료진 감염률을 낮추기 위함이다. 현재 이탈리아 내에서만 4000명 이상의 의료진들이 감염되었고 66명의 의사들이 사망했다.
또 병원에 필요한 마스크와 방호복 등 의료 제품의 수를 아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도움이 된다.
지아니니 보넬리 서콜로 병원장은 "요즘 의료 제품들이 희귀 자원이 됐다"고 했다. 실제로 이탈리아는 마스크 공급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에 따르면 마스크를 자체 생산하는데 적어도 두 달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서콜로 병원 프란체스코 덴탈리 중환자실장은 로봇 토미를 포함한 6개의 로봇들에 대해 "감염될 염려가 없는 간호사"라고 말했다.
다만 우한 코로나 확진자 중 고령 환자가 많은 만큼 로봇의 기능을 설명하는 데 어려움은 있다고 답했다.
덴탈리 실장은 "로봇을 통해 의사들과 언제든 소통이 가능한 만큼 환자들이 만족하는 편이다"이라고 했다. 그러나 환자들 누구나 로봇 간호사를 좋아하는 건 아니다. 특히 특히 노인 환자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크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