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제작사 라이엇게임즈가 신작 FPS(일인칭슈팅) 게임 ‘발로란트(VALORANT)’를 공개했다. 발로란트는 라이엇게임즈가 LoL에서 벗어나 만드는 첫 게임이다.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LoL 제작사의 새 시도에 게이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에서 지난 2일(현지 시각) 라이엇게임즈는 그간 ‘프로젝트 A(Project A)’로 불리던 FPS 게임 정식 명칭을 발로란트로 결정하고 올여름 출시한다고 밝혔다. 발로란트는 5대5 대전 게임이다. 세계 각지에서 온 요원 중 캐릭터를 선택해 공격과 방어로 나뉘어 24라운드간 총격전을 벌이게 된다.
라이엇게임즈는 첫 게임인 LoL로 일약 주목받는 게임사가 됐다. 출시 10년차가 넘어선 LoL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게임 중 하나다. LoL은 그간 라이엇게임즈의 유일한 게임이었다. 최근들어 여러 신작을 준비하고 있지만 대부분 LoL 지식재산권(IP)을 확장하는 데 그쳤다.
발로란트는 LoL과 연관이 없는 새로운 게임이다. 세계관은 물론 장르도 다르다. 신작을 바라보는 게이머들의 시선은 갈린다. LoL이 대성공한 만큼 발로란트도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전혀 다른 장르에서 LoL 성공방식이 재현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공존하는 분위기다.
발로란트의 첫인상은 기존 FPS 장르 인기작인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CS:GO)’에 ‘오버워치’를 섞었다는 평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LoL 또한 도타(DOTA) 등 기존 게임을 재해석해 성공한 사례로, 여타 LoL 지식재산권에서 파생된 게임도 기존 장르를 이용했다"며 "라이엇게임즈가 성공한 타 게임을 기반으로 안전한 시도에 나선 것 같다"고 봤다.
CS:GO는 1999년 출시한 글로벌 인기작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현대적으로 리메이크한 게임이다. 카운터 스트라이크는 현실적인 배경에 실제 총기가 등장하는 ‘밀리터리 FPS’ 장르 대표작이다. 오버워치는 2016년 출시한 게임이다. 미래 배경에 가상의 총기가 등장하는 ‘하이퍼 FPS’ 장르 게임으로, 등장 캐릭터마다 특장점이 나뉜 초능력(스킬)을 쓸 수 있어 이를 적재적소에 활용해야 한다.
발로란트는 밀리터리 FPS 기반이다. CS:GO처럼 게임 내 재화로 무기를 구매해야 한다. 또 캐릭터마다 능력이 있어 단순한 총격전 외에도 스킬 활용이 가능하다. CS:GO와 오버워치에 영향받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발로란트는 LoL의 인기 요인 중 하나인 ‘저사양’과 ‘무료 게임’을 지향한다. 발로란트 권장사양은 인텔 i3에 엔비디아 지포스 GT730이다. 최저사양은 인텔 모바일용 CPU인 i3-370M에 불과하다. 사무용 데스크톱·노트북으로도 끊김 없이 즐길 수 있는 셈이다. 과금모델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LoL처럼 게임 밸런스를 해치는 요소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월정액(시즌패스) 방식으로 게임을 원활하게 즐길 수 있게 하는 등 여러 과금 모델을 고민중"이라고 했다.
신기술도 적용했다. 128틱 전용 서버를 도입해 반응 속도를 높였다. FPS 게임은 0.1초 차이로 생사가 오가, 정확하고 빠른 서버 반응이 중요하다. 해킹 방지 대책도 세웠다. 지형지물 투시를 막기 위해선 적이 시야에 들어오기 전까지 위치를 생략하는 ‘전장의 안개’ 시스템을 적용했다. 또 모든 게임이 서버에서 실행돼 부정행위를 막았다는 설명이다.
게임업계는 발로란트의 접근성과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성공 가능성에 대해선 긴가민가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발로란트는 사양을 낮춘 반대급부로 그래픽이 좋지 않은 편이다. 일각에선 모바일 게임 수준이라는 평도 나온다. CS:GO, 오버워치가 건재한 상황에서 새로운 점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만 봐선 신선함이 떨어지는 감이 있다"며 "기존 FPS 게임들이 해킹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해킹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