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마존의 안면인식 기술(Amazon Rekognition)이 경찰의 범인 색출 작업에 활용되고 있는 사실이 공개돼 논란을 빚는 가운데 미국 경찰이 지난 6월 28일(현지시각) 발생한 총격 사건 범인의 신원을 안면 인식 프로그램을 이용, 확인한 사실이 공개됐다.

안면인식 기술이 공공 질서 유지를 위해 활용된 더 없이 좋은 사례라는 지적도 있지만 생체 인식 기술이 인공지능 기술 등과 결합, 개인 자유와 사생활을 질식시킬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 경찰이 이미 실용화한 기술이라면 생체 인식 기술 개발과 보급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국 등 권위주의 국가들도 조만간 생체 인식 기술을 이용, 반체제 인사 탄압에 활용할 것이란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월28일 사건 보도에 불만을 품은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한 ‘캐피탈 가젯' 직원들.

◆ 대낮 ‘캐피탈 가젯 총격 사건’ 으로 5명 사망.

지난 6월28일 오후 2시35분쯤 미국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 앤 아룬델 카웉티 888 베스트게이트 로드에 있는 지역 일간지 ‘캐피탈 가젯(Capital Gazette)’ 본사 건물에서 괴한이 총을 난사, 5명이 사망하고 최소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총격 현장을 목격한 필 데이비스 ‘캐피탈 가젯’ 기자는 “총을 든 범인이 사무실 유리문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고 여러 사람이 쓰러졌다”고 말했다.

‘캐피탈 가젯’은 메릴랜드주의 유력 일간지인 ‘볼티모어선’이 소유한 아나폴리스 지역 일간 신문이다.

총격 현장에서 백인 남성을 체포한 현지 경찰은 곧 메밀랜드주 로렐시에 사는 제러드 W. 라모스(38)가 총격 사건의 범인이라고 발표했다.

라모스씨는 ‘캐피탈 가젯’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내려고 했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신문 기자들을 협박하는 등 신문사 보도에 원한을 품고 신문사 직원들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고 현지 경찰은 발표했다.

아나폴리스 시민들이 지난 6월28일 ‘캐피탈 가젯 총격 사건'으로 희생당한 언론인들을 추모하며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 지문 훼손된 범인, 안면 인식 프로그램으로 신분 확인

백주 대낮에 일어난 끔찍한 신문사 테러 사건을 사전에 막지는 못했지만 경찰은 신속하게 범인을 검거하고 빠른 신원 확인을 통해 성공적으로 사건 수사를 마무리하는듯 했다.

하지만 경찰이 안면인식 프로그램을 이용, ‘메릴랜드 영상 저장 시스템(MIRS)’에 저장된 이미지를 통해 범인 신분을 확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예기치 않은 논란이 일고 있다.

CBS 등 미국 언론들은 범인이 ‘캐피탈 가젯'이 다룬 과거 사건 보도 관련 인물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한 경찰이 범인의 사진을 찍은 뒤 안면 인식 프로그램으로 MIRS에 보관된 이미지를 대조, 신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라모스씨는 현장에서 검거될 당시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았으며 경찰 조사에서 일체의 진술을 거부했으며 지문이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였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아마존의 실시간 안면인식 기술은 거리의 CCTV에 찍힌 한 개의 화면에서 최대 100명의 신원을 식별할 수 있다”고 미국 시민자유연맹이 지난 5월 폭로했다.

◆ “공권력에 의한 오남용 우려”

MIRS는 메릴랜드주에 등록된 운전자들의 운전 면허 사진, 메릴랜드 경찰에 검거된 전력이 있는 피의자 사진(머그샷) 등 1000만개의 이미지를 데이터베이스로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볼티모어선’은 경찰이 개인들의 특정 부위, 가령 귀 모양이나 코 넓이 등의 특징을 MIRS에 보관 중인 이미지와 대조, 유력 용의자들을 판별한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메릴랜드주 경찰이 지난 5월에도 절도 사건 해결을 위해 인기 소셜 미디어인 인스타그램 사진을 MIRS가 보관중인 이미지와 대조, 범인 신분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의 안면 인식 프로그램이 이번 사건에서 범인 신분을 신속히 확인. 수사상 효율성을 입증했지만 사생활 침해 우려가 적지 않다고 미국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볼티모어선' 등 미국 언론들은 “6000~7000명에 달하는 메릴랜드주 경찰들이 MIRS를 이용할 수 있다”며 “적절한 절차나 영장 없는 활용 등 공권력에 의한 오남용의 위험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