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제 작품을 세계 시장에 알리는 게 좋습니다. 약 200개 국가의 광고 대행사, 디자이너, 미디어 등에 내 작품을 알릴 수 있거든요. 참가자끼리 작품 평가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어 자신의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요.”
셔터스톡이 아시아의 대표작가로 선정한 김연희(33) 씨는 “온라인 이미지 중개 서비스를 이용하면 부가 수익도 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작가로서 스스로의 역량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셔터스톡, 게티이미지뱅크, 배경화면HD 등 온라인 기반의 이미지 중개 플랫폼 시장이 나타나면서 누구든 ‘창작자’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취미로 찍은 사진을 온라인상에 올리면, 필요한 사람들이 돈을 지불하고 다운받아 쓴다. 자연스럽게 자신이 그린 작품을 갤러리 전시회 없이도 세계 시장에 알릴 수 있다.
12일 만난 김 씨는 미국 패션 회사에서 그래픽 디자인 담당 인턴으로 근무하다 셔터스톡을 접하게 됐다. 그도 처음에는 필요한 이미지를 이미지 중개 서비스에서 내려받아 콘텐츠 제작에 쓰는 이용자였다. 김 씨는 “지난해 초부터 하나둘씩 내가 그린 작품을 올렸는데, 제 작품을 쓰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작가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셔터스톡은 세계 이미지 중개 플랫폼 시장에서 게티이미지뱅크와 선두를 다툰다. 1억장이 넘는 이미지 콘텐츠를 바탕으로 지난해 매출액 494만3000달러(약 5000억원)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1년간 참여 작가들에게 약 1300억원의 수익금을 지급했다. 이 중 아시아 참가자들에게 지급한 수익금은 214억원으로 한국에는 2억4000만원의 수익금이 지급됐다.
김 씨는 “셔터스톡과 같은 이미지 중개 플랫폼은 작품만으로 작가를 심사한다”면서 “홈페이지에 작품을 올리면 심사결과를 빠르게 받을 수 있고 작품이 채택되지 않으면 그 이유도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정확한 수익을 공개할 수 없지만, 신입 그래픽 디자이너 월급 정도는 벌 수 있어 ”며 “부업으로는 충분히 제구실을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주로 패턴 일러스트와 관련한 작품을 많이 올린다. 그의 작품은 미국과 서유럽에서 인기가 높다. 김 씨가 셔터스톡에 올린 116개 작품은 총 455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작품 수에 비해 다운로드 횟수가 많진 않지만 455회 중 410회의 다운로드가 미국과 서유럽에서 발생하며 아시아 대표작가로 선정됐다. 다운로드 횟수에 비해 수익도 큰 편이었다. 가장 많이 내려받은 작품은 ‘코랄 패턴 bl’로 77회 다운로드 됐다.
그는 미국과 서유럽에서 인기를 얻은 이유에 대해 “미국에서 일을 관두고 한국에 돌아 오기 전 캐나다 횡단여행을 했다"면서 “당시 여행에서 받은 영감을 작품의 색감과 패턴에 반영했는데, 디자인 스타일이 미국과 유럽 쪽에서 선호하는 스타일과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는 부업을 찾는 직장인은 물론 결혼과 출산 후 경력이 단절된 여성 디자이너, 자신의 작품이 가진 가능성을 확인해보고 싶은 지망생 등에게 셔터스톡과 같은 이미지 중개 플랫폼 참여를 적극 추천했다.
실제로 최근 출산을 한 김연희 씨는 액세서리를 직접 디자인해 제작하고 판매하는 작은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기혼 여성은 물론 부업을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특히 좋다”며 “다만, 셔터스톡에서 발생하는 수입을 주 수입원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스스로의 재능을 찾고 기회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작가들 참여가 저조한 편”이라며 “일반 직장인이나 학생은 물론 디자이너 지망생들도 자신의 콘텐츠를 노출 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생각하고 많이 참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