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사회초년생들의 경우 실손보험만으로도 충분하지만, 30대가 넘어갈 수록 어떤 보험을 들어야할지 고민이 크다. 금융상품 중에서도 보험은 어렵기로 소문이 나있다. 보험사와 소비자 간의 정보비대칭성도 있는데다 상품이 많아 어떤 상품의 효용성이 좋은지 알아보기도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30~40대에게 실손보험이 가장 필수적이라며 나머지 보험도 목적에 따라 가입할지, 하지않을지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사망 후 부양가족의 생계를 위해서는 종신보험이나 정기보험을 가입하는 것이 좋고, 노후 생활을 위해서라면 연금보험을 가지고 있는 편이 좋다”며 “보험료는 월급의 10%이내가 적정하다”고 말했다.

◆ 실손보험은 필수…질병으로 인한 실업 대비한다면 중대 질병 보험 살펴봐야

실손의료보험은 30~40대뿐만 아니라 전체 연령대 모두에게 필요한 보험이다. 전문가들은 비교적 저렴한 보험료를 내고 위험에 대비할 수 있다며 30~40대가 가입해야할 1순위 보험으로 실손보험을 꼽았다. 전문가들은 “자금이 여유롭지 않다면 실손, 사망, 연금 보험 순으로 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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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은 병원이나 약국에서 실제로 지출한 의료비의 최대 90%까지 보장하는 보험이다. 실손보험은 대부분 보장 내역이 동일하지만 가입 회사별로 보험료가 달라 회사별 보험료를 확인해야 한다. 보험료는 보험다모아(www.e-insmarket.or.kr) 등을 통해 회사별, 상품별로 비교할 수 있다.

다양한 보장성 보험을 가지고 있다면 단독형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단독형은 실손 의료비 외에 다른 보장 부분이 없어 보험료가 저렴한 편이다.

실손보험은 중복가입하더라도 실제 부담한 의료비 내에서 보장되기 때문에 중복 가입을 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회사에서 단체실손보험에 가입해 준 경우에는 퇴직하면 실손보험이 사라지기 때문에 회사의 실손보험과 별도로 따로 가입하는 사람들도 있다.

박윤수 한화손해보험 광주지역 단장은 “실손보험은 중복으로 가입하면 보험료가 이중으로 들어가기만 한다”면서도 “퇴직 후 질환으로 가입이 어려울 것 같다면 미리 가입해두는 편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회사에서 가입한 단체실손보험의 보상 조건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이 먼저”라고 덧붙였다.

정길용 마이리얼플랜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이사는 “최근 금융당국에서 단체 실손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퇴직 후 개인실손의료보험으로 전환할 수 있게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서 관련 상품도 나왔다”며 “퇴직 전 단체실손보험의 보험금 청구 수준에 따라 전환 여부가 달라지는 등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이중으로 보험금을 내는 것은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전문가들은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라면 최근 출시된 저렴한 실손보험으로 무조건 갈아타지 말고 본인의 성향을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4월 초부터 기존 보험료보다 최대 35% 저렴한 실손보험이 출시됐지만, 3개 특약은 따로 가입해야 해서 보장이 줄었다는 지적이 많은 상황이다. 지난 1일부터 특약 항목에서 가입자는 병원비를 보상받을 때 본인 부담비율이 기존 20%에서 30%로 상향조정됐다. 또 보장한도는 250만~350만원, 보장횟수는 연간 최대 50회 제한 등 조건이 신설됐다.

병원비가 아니라 질병으로 경제력이 사라질 경우를 대비한다면 암보험 등 중대 질병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암은 장기간 치료를 해야하기 때문에 실업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가입하는 보험이다.

명기준 디레몬 공동대표는 "치료비 목적보다는 치료기간 소득이 끊길 것을 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장금액은 최소 월소득의 6배 정도가 있어야 하는 편"이라며 "암보험은 일부 치료비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해 80세 정도까지는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원형 KB생명 COT(Court of the Table)는 "배우자나 부양가족이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싱글족도 당장 병이 걸리면 생계 유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암보험 등 중대질병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 노후자금에 보험 활용 가능…운용사별 장점 찾아야

노후자금을 만드는 데도 보험을 활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펀드 등 금융자산으로 노후자금을 만들 수도 있지만, 연금보험을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개인연금상품은 운용 기관에 따라 연금저축신탁(은행), 연금저축보험(보험사) 연금펀드(증권사) 등 세가지로 구분된다. 취급 기관에 따라 납입방법이나 수익률, 연금지급 기간등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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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 사이에서도 수령기간이 다르다. 손해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은 수령기간이 25년이지만 생명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은 종신형을 선택할 수도 있다. 명기준 대표는 “사망 시까지 자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생명보험사 연금저축보험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명 대표는 “일반적으로 퇴직 후에는 퇴직 전 월급의 40~50% 정도를 사용하기 때문에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수령금을 고려한 뒤 연금저축 수령금액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규창 한화생명 대구 지점장은 “싱글일 경우에도 노후 자금 마련이 필요하기 때문에 연금상품에 미리 가입해서 쌓아가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연금저축보험은 노후자금 마련 뿐만 아니라 400만원까지 소득공제혜택을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세제혜택을 받을 때 연소득에 따라 세액공제율이 달라지므로 맞벌이 부부라면 총급여가 작은 배우자부터 세액공제한도 금액까지 납입하는 편이 좋다. 연소득이 5500만원 초과하면 세액공제율 13.2%, 5500만원 이하면 16.5%가 적용된다.

그러나 가입 전 살펴봐야할 부분도 있다. 연금저축보험은 중도 해지할 경우 기타소득세 16.5%를 물어야해 보험료가 자신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

박원형 COT는 “건강보험료와 손해보험료는 월급의 10%이내로 넣는 편을 추천하고 국민연금, 개인연금, 퇴직연금까지 합쳐서는 월급의 20%를 넘지 않는 편이 좋다”며 “30~40대가 아니라 사회초년생이라면 월급의 10%를 건강·손해보험료에 사용하는 것도 많은 편”고 설명했다.

◆ 보험료 줄이려면 다이렉트 보험으로…인터넷 통해 정보 비대칭 해결 가능

일반적으로 다이렉트보험을 선택하면 설계사를 통해 보험에 가입하는 것보다 보험료가 20~30%정도 저렴하다.

마이리얼플랜에 따르면 30세 남성의 의료실비보험(H사, 선택형II)은 설계사를 통해 가입하면 1만3101원이지만 다이렉트로 가입시 1만2400원이다.

보험상품은 기업과 소비자의 정보비대칭성이 높기로 유명하지만, 인터넷이나 앱을 사용하면 정보의 비대칭성을 줄일 수 있다. 각 보험의 보험료를 비교하고 싶다면 보험다모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개인 맞춤형 보험 스타트업들의 홈페이지나 앱을 이용하면 편리하게 보험을 가입할 수 있다. 레몬클립, 마이리얼플랜, 보맵 등을 이용해 보험을 가입하거나 관리할 수 있다.

마이리얼플랜은 소비자가 보험 상품을 문의하면 설계사들의 상품 플랜 중 가장 좋은 것을 골라 설계사와 고객을 연결해준다. 디레몬의 레몬클립은 기존 보험 분석, 보험금 청구가 가능한 앱이다. 디레몬 홈페이지에서는 7가지 질문에 답하면 보험추천을 받을 수 있다. 보맵(bomapp)을 사용하면 기존에 가입한 보험내역과 가입 보험 정보, 중복가입여부, 연령 대비 과보장 항목 등을 확인할 수 있어 가입한 보험을 더욱 잘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