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관련 제품에 감초처럼 들어가는 유기액상안정제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폭넓은 현장 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20년 유기액상안정제 시장 세계 1위를 목표로 해외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민남규 케이디켐 회장)

정밀화학소재 전문기업 케이디켐이 19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케이디켐은 PVC(폴리염화비닐) 관련 제품의 가공에 필요한 첨가제인 유기액상안정제를 만드는 기업이다. 건물에 들어가는 PVC 바닥재, 벽지, 타일 등의 건축자재나 인조가죽, 자동차 내장재 모두 안정제 없이는 가공이 불가능하다. PVC 제품이 빵이라면 안정제는 빵을 만드는 데 필요한 효모인 셈이다.

민남규 케이디켐 회장은 “인체와 환경에 해가 되지 않는 친황경 제품 생산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케이디켐은 지난 1986년 민남규 회장이 설립한 이후 유기액상안정제만 30년간 만들어온 기업이다. 앞서 1974년 고려화학공업(현 (주)자강)을 세운 민 회장은 40년간 화학공업 관련 제품을 생산해왔다. 민 회장은 최근 남다른 기부와 후원 이력으로 조명을 받기도 했다. 민 회장은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7년간 후원해왔으며, 최근 안중근 의사의 유해 찾기 사업 지원을 위해 1억원을 기부했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민 회장은 “필름과 사출 사업을 운영하던 중 공장이 필요해서 첨가제를 만들던 기업이 처분한 낡은 공장을 인수했다”며 “오래된 기기를 수리해 공장을 가동하면서 안정제 사업까지 진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케이디켐은 수년간 국내 유기액상안정제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기준 케이디켐의 국내 유기액상안정제 시장 점유율은 58%다. 현재 LG하우시스, 한화, KCC를 포함한 400여개 국내외 기업에 유기액상안정제를 공급하고 있다. 개별 거래처의 매출 비중은 4~5%로 고르게 분포된 편이다. 민 회장은 “거래처를 다양화해 매출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회사 매출은 지난 14년간 연평균 11% 꾸준히 성장했다. 지난해 케이디켐은 433억원의 매출과 6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충청남도 보은에 위치한 케이디켐 공장.

민 회장은 케이디켐의 강점으로 기술력과 컨설팅 역량을 꼽았다. 그는 “의사가 환자마다 처방을 달리 해주듯이, 같은 원료도 각 기업의 설비와 제품에 따라 처방을 다르게 해줘야 한다”며 “케이디켐은 각 기업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안정제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30년간 축적된 현장 경험이 있어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 최대 유기액상안정제 전문 기업인 독일 벨로허나 일본 아데카도 없는 케이디켐만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민 회장은 이번 상장을 계기로 해외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친환경 제품 라인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케이디켐은 지난 2013년 아프리카와 터키에 수출을 시작하면서 해외 시장에 본격 진출했으며, 현재 해외 25개국의 130여개 기업에 유기액상안정제를 공급하고 있다. 민 회장은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은 35%였으며, 올해는 그 비중이 4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케이디켐은 10년 전 관계사를 통해 진출한 중국 시장에도 생산 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최근 상하이 사무소를 생산법인으로 전환했다. 또 터키를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터키 현지 생산법인과의 합작투자를 통해 생산거점을 확보할 계획이다. 민 회장은 “유럽 시장은 화학물 인증이 까다로워 터키를 통해 진출하면 복잡한 승인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인체와 환경에 무해한 제품 생산에 주력하기 위해 무독(無毒) 및 준무독 제품 전용 공장도 증설할 계획이다. 민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안정제에 대한 수요가 느는 추세”라며 “무독과 준무독 제품의 생산을 늘려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0~11일 진행된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5.5대1이었다. 공모가는 1만6000원이었다. 공모자금 170억원 중 80억원은 국내 시설 투자에 활용하고 70억원은 해외 거점 확보, 나머지 20억원은 신규 인력 확보와 운영 자금으로 사용될 계획이다.

◆액면가: 500원

◆자본금: 14억2000만원

◆주요 주주: 민남규(47.2%), 자강산업(13.9%), 민경웅(2.8%)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 403만4800주의 28.8%인 116만주

◆주관사(대신증권)가 보는 투자 위험:

지난해 기준 케이디켐의 제품 제조 원가 중 재료비 비중은 94.3%이며, 원재료의 68.8%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음. 환율 변동에 따라 원재료 가격이 급격히 오르내리면 회사 수익이 악화할 위험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