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택시가 지난6일 누적 콜 횟수 500만을 돌파했다. 우버가 한국에 진출할때 격렬하게 반대했던 택시업계는 카카오택시의 성장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택시’가 지난 6일 누적 콜 횟수 500만을 돌파했다. 카카오택시는 ‘리모택시’, ‘T맵택시’와 경쟁하고 있는 ‘앱 택시(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택시를 호출하는 서비스)’ 시장에서 9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기사회원도 11만명 이상 확보했다.

이처럼 카카오택시가 위협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기존 택시업계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차량공유서비스 우버가 한국 진출을 선언했을 때 격렬하게 반대하던 것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우버는 2013년 8월 한국 시장에 진출한 뒤, 서울시와 택시 사업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자 올해 3월 사실상 대부분의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당초 다음카카오의 콜택시 사업 진출 이후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된 곳은 기존 콜택시 업계다. 택시 승객들이 더 이상 전화로 콜택시를 부르지 않고,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앱)을 이용해 택시를 부르면 많은 승객을 빼앗길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아직 콜택시 업계에 카카오택시 서비스가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식 서비스 개시 이후에도 기존에 들어오던 콜 횟수가 거의 줄지 않았다.

8일 콜택시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서울 시내 일일 콜 횟수는 평균 2만5000회를 유지했다. 3월 31일 카카오택시 정식 서비스가 시작했지만 4, 5월 콜 횟수에 큰 변화가 없었다.

6월 들어 콜 횟수가 25% 정도 감소했지만, 업계 자체적으로 이는 메르스 탓으로 분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서울시 교통량 역시 20%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불특정 다수가 탑승하는 택시 특성상, 메르스로 인한 승객 감소는 예상된 일이다.

서울시에서 '나비콜'을 운영하는 SK플래닛은 “카카오택시 출시 이후에도 기존 사업에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기존 콜택시 승객을 카카오택시가 빼앗아 가는 경우 보다 콜택시를 부르지 않던 승객을 신규로 콜택시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앱)을 통해 승객과 택시 기사를 연결하는 카카오택시는11만명의 기사회원을 확보했다. 택시사업자와 택시 기사들은 카카오택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택시사업자들은 카카오택시 출시로 오히려 이익을 봤다는 입장이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측은 "우리는 콜택시 업체와는 입장이 좀 다르다"며 "택시사업자 입장에서는 어찌됐든 승객이 늘어나 좋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택시 기사들 역시 카카오택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회사 택시를 운행하는 박 모씨는 “기사들은 보통 콜 서비스를 여러 개 이용한다. 돈을 내지 않고도 콜이 들어오는 통로가 하나 늘어났으니 이익이라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개인택시를 운전하는 이경호씨는 “요즘은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들이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만 쳐다보고 있다”며 “콜택시를 부르지 않는 사람들도 카카오택시는 많이들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카카오가 카카오택시 앱을 이용하는 택시 기사들에게 최고 4만원의 사례금을 지급한 것도 조기에 기사회원을 늘릴 수 있었던 이유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택시가 신규 시장 창출에 집중해 기존 택시업계와 마찰을 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음카카오는 “전국 콜택시 수가 6만3000대인데, 카카오택시 기사 수는 11만명 이상”이라며 “예전엔 승객을 찾아 돌아다니던 기사들을 택시 앱으로 끌어들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