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잘해보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6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래리 페이지 구글 CEO를 배웅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이 날 삼성전자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신종균 IM(IT·모바일) 사업부문 대표이사(사장) 등이 구글 최고 수뇌부를 접견했다.
구글에서는 래리페이지 구글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와 니케시 아로라 구글 수석 부회장과 선다 피차이 구글 수석 부사장 등이 삼성을 찾아 비즈니스 협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부회장은 래리페이지를 배웅하는 자리에서 선다 피차이 구글 수석부사장을 가르키며 "이 분이 안드로이드와 크롬을 담당하고 있는 '선다'라는 분이다"며 기자들에게 웃으며 소개했다. 선다 피차이 수석부사장은 지난해 4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총괄하면서 유명해졌다. 피차이 부사장은 크롬OS를 담당하다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앤디 루빈 수석부사장이 안드로이드 총괄 책임직에서 물러나면서 안드로이드와 크롬을 함께 담당하게 됐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차에 타는 래리페이지의 등을 두들기며 친근감을 표시 했다. 이 부회장은 "I promise you(내가 장담하지)"라고 말하며 삼성과 구글 간의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래리페이지와 무슨 이야기를 나눴냐는 기자들에 질문에 "유기EL(OLED)에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는 래리페이지가 서초사옥을 방문하기 앞서 삼성 아산 탕정 공장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탕정 아산 사업장은 OLED 5.5세대 라인이 있는 곳으로 대형 OLED와 소형 OLED를 모두 생산하는 곳이다. LCD 라인도 7, 8세대가 모두 있으며 7-1, 7-1, 8-1, 8-2 라인 총 4개 라인이 생산 중이다. 이번 방문을 통해 구글이 모토로라 스마트폰에 OLED 패널을 탑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양사 최고 수뇌부의 만남으로 그동안 삼성전자와 구글간의 불화설을 불식시켰다. 최근 삼성전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독점이 심해지자 타이젠 OS 등 자체 소프트웨어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나섰다. 구글도 지난해 모토로라를 전격인수하면서 제조사 대열에 합류, 양사의 경쟁과 견제 관계에 심화된 바 있다.
양사는 이번 만남에서 삼성전자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4'를 국내외에서 출시한 만큼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함으로써 구글은 이를 통해 얻어들이는 이득이 막대하다. 구글의 앱스토어인 플레이 스토어의 사용 수익이나 검색 광고로 얻는 막대한 수익 등은 삼성전자가 뒷받침해주고 있기에 가능하다. 이에 양사의 협력 증대에 대해 논했을 가능 성이 높다.
특히 최근 구글이 구글글래스를 포함한 혁신적인 제품개발에 나서고 있어 삼성의 부품을 탑재하는 것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나왔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구글글래스를 포함해 '입은 컴퓨터' 개발도 진행 중인 구글에게는 OLED 디스플레이나 차세대 전지, 고성능 프로세서와 같은 삼성의 뛰어난 부품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편 신종균 사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래리 페이지와 무슨 이야기를 나눴냐는 질문에 "뉴 코퍼레이션(새로운 협력)"이라고 답하며 새로운 사업 협력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