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정부종합청사 1동 5층에 위치한 기획재정부 외화자금과는 정부 환율 정책의 최전선이다.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 정책을 직접 집행하는 부서이기 때문이다. 외화자금과 사무실 한 구석에 있는 두평 남짓의 딜링룸은 환율 움직임에 대한 정부의 판단과 개입이 실시되는 최일선 벙커 역할을 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30일 환율 정책의 야전사령관 역할을 하는 외화자금과장에 윤태식 전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실 행정관을 임명했다. 전임 이재영 과장은 지난 17일부터 싱가포르에 위치한 아세안(ASEAN)+3(한중일) 거시경제 감시기구(AMRO)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 인사발령으로 윤태식 과장은 최초의 '딜링룸 출신 외화자금과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게됐다. 지난 2002년 1월부터 2003년 12월까지 외화자금과에서 사무관으로 일했을 때 딜링룸을 담당하며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개입 실무를 맡았다.
딜링룸 담당 사무관은 외환시장이 열릴 때는 각종 모니터로 보이는 환율 움직임을 분초(分秒) 단위로 챙긴다. 외환시장이 요동칠 때는 시장 개입을 위해 외환딜러들과 베팅 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밤 사이 뉴욕시장에서 거래되는 역외 NDF(차액결제선물환) 환율을 수시로 모니터링해야 하는 힘든 자리다.
윤태식 과장은 "사람들이 딜링룸 사무관을 했다고 해서 외환시장을 많이 안다고 생각하는 데, 시장여건이 많이 바뀐 만큼 모든 걸 새로 배운다는 관점으로 대하려 한다"면서 소감을 밝혔다.
윤 과장이 딜링룸을 맡던 당시에는 기록적인 원화 강세(환율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당국이 고심하던 때였다.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국제금융국장, 최종구 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이 외화자금과장으로 윤 과장과 환율 정책라인을 형성했다.
윤 과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한국 경제의 펀더멘탈에 대한 인식에 큰 변화가 일어났던 만큼 외환시장 환경도 크게 달라진 것 같다"면서 "외환시장 역시 위기를 거치며 체질이 아주 강해진 것 같다"고 했다.
청와대에서 윤 과장은 경제수석실의 선임부서인 경제금융비서실의 총괄 행정관 역할을 하면서 대외 경제 상황 등을 챙겼다. 그는 "각 부처에서 추진하는 일을 총괄 조정하는 청와대의 일과 직접 정책을 생산하는 부처의 일은 성질이 달라 아직 배워야 할 일이 많다"면서도 "국정 전반의 큰 그림을 살폈던 경험이 정책 수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과장은 1969년 경남 합천생(生)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행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한 후 재정경제부 세제실, 국제금융국 등에서 사무관 생활을 했다. 과장 승진 이후에는 국제기구과장, 통상정책과장, 대통령실 행정관 등을 거쳤다.
입력 2012.01.3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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