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유연하면서도 효율이 좋은 태양전지를 만들었다. 김기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진이 이태경 경상국립대 교수, 김해진 연세대 교수와 함께 가벼우면서도 유연한 고효율 태양전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줄(Joule)’에 게재됐다.
기존의 태양전지는 대부분 실리콘을 기반으로 한다. 다만 이 방식은 생산비가 저렴하고 대량 생산이 쉬워 널리 쓰이지만, 전력 생산 효율에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페로브스카이트’라는 신소재를 기존 실리콘 위에 덧붙이는 방식의 ‘탠덤 태양전지’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페로브스카이트·CIGS 박막형 탠덤 태양전지’는 무게가 가볍고 유연해 곡선 형태의 건물이나 차량, 위성에도 부착할 수 있지만, 효율이 낮고 제작이 까다로워 상용화가 어려웠다.
연구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프트오프(Lift-off)라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이는 단단한 유리 기판 위에 유연한 고분자층인 폴리이미드를 깔고, 그 위에 전지를 만든 뒤 필름처럼 떼어내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기존에 유연 필름 위에서 바로 전지를 제작하던 방식보다 안정적이며, 제작 오차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연구진은 전지의 성능을 떨어뜨리는 원인 중 하나였던 ‘칼륨 확산’ 문제도 해결했다. 태양전지 제작 시 유리 기판에서 나온 칼륨이 안쪽으로 너무 많이 스며들면 전하 흐름을 방해해 성능이 떨어진다. 연구진은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폴리이미드층이 칼륨 확산을 막아줄 수 있음을 예측했고, 이를 실험에 적용해 성능 저하를 막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제작된 태양전지는 23.64%의 전력 생산 효율을 나타냈다. 이는 기존 유연 페로브스카이트·CIGS 탠덤 태양전지의 최고 효율인 18.1%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뿐만 아니라 10만 번을 구부리는 시험에서도 기존 성능의 97.7%를 유지해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신뢰성을 입증했다.
김기환 책임연구원은 “이번 전지는 무게 대비 전력 생산 능력이 기존보다 약 10배가량 높아 초경량 모듈이 필요한 건물 외장재, 차량, 우주 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더 넓은 면적에 적용할 수 있는 공정 개발과 안정성 향상 연구를 추진해 관련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참고 자료
Joule(2025), DOI : https://doi.org/10.1016/j.joule.2024.1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