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를 충전하는 모습./Pixabay

전기차 배터리를 완전히 소진해 사용할 경우 수명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홍지현 포항공과대(포스텍) 친환경소재대학원 배터리공학과 교수 연구진이 김종순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교수진과 함께 리튬이온배터리가 방전될 때까지 사용될 경우 수명이 단축되는 원인을 밝혀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에 게재됐다.

전기차에는 보통 니켈, 망간, 코발트로 구성된 리튬이온배터리가 사용된다. 최근에는 코발트 대신 니켈 함량을 늘린 ‘고니켈 배터리’가 많이 쓰이는데, 니켈이 많을수록 수명이 짧아진다는 문제가 있었다. 특히 그동안 배터리 성능 저하는 주로 과충전 때문이라고 알려졌으나, 정상적인 사용 중에 발생하는 수명 감소 문제의 원인에 대해서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배터리를 충전하지 않고 계속 사용하는 과정에서 ‘준-전환 반응’이라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반응은 배터리의 양극 표면에서 산소가 빠져나가 리튬과 결합해 리튬산화물을 만드는 현상으로, 이 물질이 내부 물질과 반응하면서 가스를 발생시키고 배터리를 부풀게 하며 성능을 떨어뜨린다.

특히 니켈의 함량이 높을수록 성능 저하 현상은 더욱 심하게 나타났다. 아울러 연구진은 배터리 대부분의 용량을 소진할 정도로 오래 사용하는 경우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등 성능 저하가 가속화된다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배터리 사용률, 즉 얼마나 많이 쓰고 충전하느냐에 따라 배터리 수명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배터리를 거의 다 쓴 뒤 충전한 경우에는 250회 사용 후 남은 용량이 3.8%에 불과했다. 그러나 일정 수준까지만 사용하고 충전한 경우 300회 사용 후에도 73.4%의 용량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지현 교수는 “실제 배터리 사용 과정인 방전이 미치는 영향은 그간 간과됐다”며 “이번 연구는 더 오래 쓸 수 있는 배터리를 만들기 위한 중요한 개발 방향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참고 자료

Advanced Energy Materials, DOI :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10.1002/aenm.202404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