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가 주력 사업인 백신과 혈액 제제 수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차세대 동력인 혁신 신약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간 백신 매출 2599억원
GC녹십자는 지난해 백신 사업으로만 2599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에서 20% 이상을 차지하는 성과다. 주력 제품은 독감 백신 ‘지씨플루’와 업그레이드 수두 백신 ‘배리셀라’ 등이다.
GC녹십자는 최근 탄저 백신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생화학 테러 같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질병관리청과 탄저 백신 ‘배리트락스주’를 공동 개발하고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배리트락스는 국산 신약 39호이기도 하다.
◇차세대 백신 기술 mRNA 플랫폼 개발
GC녹십자는 mRNA 기술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2019년부터 연구해왔다. 최근엔 특히 mRNA 플랫폼을 확보하고 본격 연구를 시작했다. mRNA 플랫폼은 우리 몸의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mRNA를 주입함으로써, 세포가 스스로 바이러스 단백질을 만들고 이를 통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도록 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이를 통해 기존 백신보다 빠르게 면역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고, 변이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GC녹십자 연구팀은 현재 mRNA 기술과 지질 나노입자(LNP) 기술을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데 성공한 상태다. 이를 바탕으로 백신이나 치료제를 본격적으로 직접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mRNA 생산 설비에 대한 준비도 이미 마친 상태다. 2023년엔 전남 화순에 있는 백신 공장에 mRNA-LNP 제조소를 구축, 모든 공정을 자체 기술로 개발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
최근엔 질병관리청이 국산 mRNA 백신 플랫폼 확보를 위해 추진하는 ‘팬데믹 대비 mRNA 백신 개발 지원 사업’의 사업자로도 선정됐다. 팬데믹에 대비해 국가가 안정적으로 백신을 공급하기 위해 mRNA 백신 플랫폼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비임상 단계부터 품목 허가까지 정부가 지원한다.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총 5052억원이 투입된다.
GC녹십자는 이번 사업자 선정을 계기로 안전성과 면역원성이 우수한 국산 코로나19 mRNA 백신을 개발할 예정이다. 올해 안에 비임상 시험을 통해 결과를 확보하고 임상 1상 계획(IND)을 FDA(미 식품의약국)로부터 승인받는 것이 목표다.
◇대상포진·Tdap 백신도
GC녹십자의 미국 관계사 큐레보는 현재 대상포진 백신을 개발 중이다. 최근 전반적으로 바이오 신약 분야에 투자금이 많이 몰리지 않아 어려웠던 상황 속에서도 큐레보는 올해 1억1000만달러 규모의 투자금(시리즈B)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덕분에 최근 진행 중인 임상 2상 시험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GC녹십자는 Tdap 백신(파상풍과 디프테리아, 백일해 등 세 가지 감염병을 한 번에 예방하는 혼합 백신)에 대한 품목 허가를 국내에서 받는 것도 추진 중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인정하는 사전 적격 인증(PQ)을 받아 향후 유니세프나 세계백신연합 같은 국제기구에 백신을 공급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백신 자급화와 더불어 수출 증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도 나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