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발사된 세계 최초의 양자 통신 위성 모쯔.

중국이 최근까지 해킹이 불가능한 양자 암호 통신 기술을 자랑해왔으나, 이런 중국의 양자 통신 위성도 해킹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지난 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현재 싱가포르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양자 과학자 알렉산더 밀러가 이 같은 주장을 담은 논문을 지난 달 온라인 오픈 액세스 플랫폼(arXiv)에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 논문은 아직 동료 평가(peer review)를 받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논문에 따르면, 밀러는 러시아 즈베니고로드 천문대와 중국 위성 ‘모쯔(묵자)호’끼리 2021년 10월~2022년 3월 동안에 이뤄진 양자통신 데이터를 분석해, 위성에 탑재된 여러 레이저 사이에 최대 300피코초(ps·초고속에 사용되는 단위중 하나)에 달하는 시간 차가 있음을 발견했다. 밀러는 이런 시간 차이를 이용해 해커가 통신을 해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모쯔는 2016년 중국이 자체 기술로 독자 개발해 창정2D 로켓에 탑재해 우주 궤도로 쏘아올린 양자 통신 위성이다. 양자통신 위성은 지상에서 레이저로 보낸 양자 정보를 받아 다른 곳으로 보내고, 양자 암호도 직접 생성하도록 설계돼 있다. 가장 작은 물리량인 양자의 성질이 최초 형태를 훼손하지 않고는 측정·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교신하면 암호 해킹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져 왔다.

밀러는 그러나 모쯔 위성이 사용하는 레이저들이 데이터를 보내는 타이밍이 조금씩 어긋나는 경우가 있어서, 해커들이 만약 이 미세한 시간 차이를 이용하면 중간에 광자를 몰래 가로채 암호를 도청하거나 해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위성 발사 전 테스트를 더 철처하게 하고, 지상에선 레이저 온도 및 타이밍을 더 정밀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는 것이다.

SCMP 등은 이에 “모쯔 위성이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의 양자 암호 통신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모쯔 위성이 해킹될 수 있다면 이는 중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크게 신경 써야 하는 문제일 것“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