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연구진이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오로라'를 이용해 기존보다 대기질, 파도, 태풍 경로, 고해상도 기상을 더 정확히 예측했다./pixabay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작년 5월 선보인 기상 예측 인공지능(AI) 모델 ‘오로라(Aurora)’가 기존 지구 시스템 예보 모델을 능가하는 성능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상 예보는 물론 대기 질과 태풍 경로, 해양 파동 예측까지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수행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를 포함한 국제 연구진은 이 같은 내용을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22일 발표했다.

오로라는 공개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MS는 당시 “오로라는 대기 오염을 빠르게 예측하는 데 최적화된 도구”라며 “기존 예보 모델보다 약 5000배 빠른 속도로 5일간의 전 세계 대기 오염과 10일간 날씨를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 연구진은 이번에 오로라의 활용 범위를 ‘지구 시스템’ 단위로 넓혔다. 지구 시스템 예보는 날씨뿐 아니라 해류, 해빙, 허리케인(태풍), 대기 질 등 지구 전반의 자연 현상을 통합적으로 예측하는 분야다. 극한 기상 현상에 대한 조기 경보를 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이런 예측이 매우 방대한 계산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기존 지구 시스템 예보 모델은 수십 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복잡하게 구축됐고, 이를 운용하려면 슈퍼컴퓨터와 전담 인력이 필요했다. 예보에 포함되는 변수도 기온과 강수량, 해류, 대기 오염, 해빙 등으로 많아 시간과 비용이 크게 들어갔다.

최근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지구 시스템 예보 역시 더 빠르고 저렴하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왔다. 연구진은 지구 시스템 단위 예보를 위해 오로라에 약 100만 시간 분량의 지구물리학 데이터를 학습시켰다.

오로라는 기존 예보 모델보다 대기 질, 파도, 태풍 경로, 고해상도 기상 예측 분야에서 전반적으로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반면 계산에 드는 자원은 크게 줄었다. 특히 5일간 태풍 경로 예측에서 모두 세계 주요 7개 예보 센터보다 정확했다. 10일간 날씨 예측은 92%가 다른 예보 센터보다 우수한 결과를 냈다.

오로라의 또 다른 강점은 빠른 학습 속도다. 전체 훈련에 걸린 시간은 약 4~8주로, 기존 기상 모델을 개발하는 데 수년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인다. 연구진은 “이처럼 짧은 시간 안에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건, 기존 접근 방식으로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오로라가 단순한 날씨 예보 도구를 넘어 지구 전체 시스템을 예측할 수 있는 ‘기반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기 오염 모니터링이나 기후 변화 예측 등 다양한 환경 문제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AI를 활용해 예보에 필요한 계산 비용을 줄이면 정밀한 기후 정보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어 기후 위기 대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참고 자료

Nature(2025),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5-09005-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