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의 현역 최고령 우주비행사 도널드 페팃(70)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220일간의 임무를 마치고 생일이던 지난달 20일 지구로 귀환했다. 그가 임무 중 ISS에서 찍은 사진들이 12일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페팃은 2002년 첫 임무를 포함해 총 세 차례 ISS 장기 임무를 수행한 베테랑이다. 지금까지 그가 우주에 머물렀던 기간이 총 590일에 달한다.
페팃은 비현실적이면서 아름다운 우주 사진들을 찍어 공유해온 ‘천체 사진작가’로 더 유명하다. ISS에서 찍는 사진은 야간 사진과 유사하다. 빛이 적기 때문에 긴 노출이 필요하다. ISS는 초속 약 7.7㎞로 지구를 공전하고 있기 때문에, 별이나 지구의 불빛 등 고정된 배경은 모두 선처럼 찍힌다. 페팃은 이 점을 이용해 지구에서는 찍을 수 없는 독특한 사진들을 찍어 왔다. 그는 “(우주 사진은) 과학과 예술이 어우러진 작품”이라며 “우주에서 사진을 찍으면 지구에서 촬영할 때와는 다른 구성과 관점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화학공학 박사인 페팃은 훌륭한 발명가이기도 하다. 그는 90분에 한 번 지구를 공전하는 ISS에서 천체 사진을 찍기 위해 ‘궤도 항성 추적기’를 지구에서 직접 개발해 우주로 가져갔다. 이 장비는 카메라를 ISS의 움직임과 반대 방향으로 천천히 회전시켜 카메라가 특정 지점을 계속 촬영할 수 있게 해준다. 이를 통해 특정 천체를 30초 동안 흔들림 없이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앞서 2008년 페팃은 무중력 환경에서도 빨대 없이 음료를 마실 수 있는 ‘무중력 컵’을 개발했다. 우주에서는 액체가 컵에서 흘러나오지 않고 떠다니기 때문에, 파우치를 통해 음료를 마신다. 지구에서처럼 향을 느끼며 커피를 마시고 싶었던 그는 액체가 좁은 틈을 따라 이동하는 ‘모세관 현상’을 활용한 컵을 개발했다. 무중력 컵은 우주에서 발명된 최초의 특허품이다.
페팃은 지난달 지구 복귀 당시 기자회견에서 “이제 겨우 70세라 앞으로 몇 년간은 거뜬하다”며 “은퇴 전에 우주 비행을 한두 번은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22년에 역대 최고령(72세)으로 ISS 임무를 수행했던 래리 코너의 기록을 깨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