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비만 치료제 ‘위고비’에 대한 12세 이상 청소년 투여 적응증 허가를 신청했다. 적응증이란 특정 의약품의 치료 효과가 기대되는 병 또는 증상을 의미한다. 적응증이 확대되면 약을 처방받을 수 있는 환자군이 늘어나는 것으로, 제약사 입장에서는 시장 확대를 뜻한다.
현재 위고비는 국내에서 체질량지수(BMI) 30 이상 성인에게만 처방이 가능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이 12세 이상 비만 청소년에게 위고비 처방을 허용한 상태여서 국내에서도 위고비의 적응증 확대 가능성이 높다.
위고비를 비롯해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 등 글루카곤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치료제는 당초 당뇨병 치료제로 허가를 획득한 이후, 체중 감량 효과도 입증하면서 비만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한 사례다.
노보노디스크는 위고비에 대해 올해 중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치료제로도 적응증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MASH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임상 3상 시험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온 것을 계기로, 적응증을 확대해 시장을 다각화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경쟁적으로 의약품 적응증 확대에 나서고 있다. 대웅바이오는 올 초 당뇨병 치료제 ‘포시다파’가 만성 심부전, 신장병 적응증을 새롭게 획득했다고 밝혔다. 포시다파는 이번 적응증 추가를 통해 오리지널 의약품 포시가의 모든 적응증에 적용이 가능해졌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적응증을 부분 발작에서 전신 발작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를 위한 임상 3상 결과를 올해 중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2019년 FDA 시판 허가를 받은 세노바메이트는 올해 국내에도 출시할 전망이다. 지난해 SK바이오팜과 세노바메이트 도입 계약을 체결한 동아에스티는 올초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맥킨지앤컴퍼니는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제약 바이오 업계에서 전략적인 적응증 확장이 차별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런 전략을 통해 경쟁사의 진입이나 독점권 상실 등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유망한 적응증을 앞서 파악하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