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세포 현미경 사진. 파킨슨병을 치료할 때 쓰는 뇌 세포에 투명 망토를 씌우는 것처럼 면역계의 공격을 회피하는 치료법이 나왔다./Steve Gschmeissner/Science Photo Library

뇌 세포에 투명 망토를 씌우는 것처럼 면역계의 공격을 회피하는 치료법이 나왔다. 파킨슨병을 치료할 때 사용되는 뉴런(신경세포)이 면역계의 공격을 받지 않도록 해 파킨슨병의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법이다.

호주 멜버른의 신경과학 정신건강연구소의 클레어 패리시(Clare Parish) 박사 연구진은 11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셀 스템 셀(Cell Stem Cell)’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밝혔다.

파킨슨병은 근육의 무의식적인 운동을 담당하는 도파민 신경세포가 줄어들면서 손발이 떨리고 걸음걸이가 무거워지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치료를 위해서는 신경세포를 이식해야 한다. 이때 우리 몸의 면역 체계는 새로운 신경세포를 적(敵)으로 인식하고 공격하기 때문에 면역 감시를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 보통 면역 억제제를 쓰지만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연구진은 면역 은폐(cloaking)라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우선 암세포가 몸에서 면역 감시를 피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유전자 8개를 손봤다. 이 유전자들은 모두 태반이나 암세포가 자연스럽게 면역 감시를 회피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동일한 유전자를 변형한 생쥐 배아줄기세포는 생쥐 몸에 이식돼도 면역 반응 없이 생존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인체의 다양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줄기세포를 이용했다. 유전자가 변형된 줄기세포는 파킨슨병 치료에 적합한 신경세포로 분화했고, 면역계의 공격을 받지 않고 생존했다.

연구진은 여기에 안전 장치 역할을 하는 유전자도 추가했다. 신경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분열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덕분에 신경세포는 제대로 작동했다. 패리시 교수는 “당국이 여러 유전자를 변형하는 세포 치료를 규제하지 않고 승안하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 남은 과제”라고 했다.

참고 자료

Cell Stem Cell(2025), DOI : https://doi.org/10.1016/j.stem.2025.03.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