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바이오허브에서 열린 서울-핀란드 퀀턴 이노베이션 포럼에서 개회를 선언하고 있는 유리 예르비아호 주한 핀란드 대사./이호준 기자

“양자기술은 보건, 환경, 에너지 등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며, 기존 과학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될 것입니다.”

3일 서울 동대문구 바이오허브에서 열린 ‘서울-핀란드 퀀텀 이노베이션 포럼’에 참석한 유리 예르비아호 주한핀란드 대사가 이같이 말했다. 이번 포럼은 서울시와 주한핀란드대사관, 미래양자융합포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공동 주최한 포럼으로, 서울시와 핀란드의 양자기술 육성 정책과 기술 현황을 공유하고 산학연 간 국제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예르비아호 대사는 “국제 협력은 양자 기술 발전의 핵심 요소”라며 “이번 포럼이 양국 업계 간 협력 심화를 위한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핀란드가 물리학과 초전도체 분야에서 축적한 학문적 성과를 바탕으로, 양자 기술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핀란드는 양자컴퓨팅, 센서, 암호화 등 전방위 분야에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핀란드 정부 산하 투자기관인 비즈니스 핀란드에 따르면, 유럽 연구기관 VTT와 양자컴퓨터 상용화 기업 IQM은 공동으로 5·20·50큐비트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 현재는 150큐비트와 300큐비트 규모의 고성능 양자컴퓨터 개발도 착수한 상태다.

오티 케스키아이오 비즈니스 핀란드 양자 부문 담당자는 “핀란드 내부에는 유망한 양자 스타트업이 많지만, 펀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R&D, 교육, 인프라, 스타트업을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으며, 국제 협력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핀란드와 한국 간 양자 협력도 이미 진행 중이다. IQM은 올해 초 충북대학교와 함께 아시아 최초의 상업용 양자컴퓨터를 구축했다. 5큐비트급 장비로, 향후 양자 기술 연구와 교육에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3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바이오허브에서 열린 서울-핀란드 퀀턴 이노베이션 포럼에서 한효찬 노키아코리아 최고기술책임자가 발표를 하고 있다./이호준 기자

이번 포럼에는 IQM 외에도 블루포스(Bluefors), 노키아(Nokia) 등 핀란드 주요 기업 및 기관 12곳이 참석했다. 이날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기업 중 한 곳은 연구용 극저온 냉각 장비를 개발·공급하는 기업인 블루포스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 1400대 이상의 시스템을 납품했으며, 한국에도 43개 시스템을 공급했다. 블루포스는 최대 1100큐비트까지 지원 가능한 고밀도 시스템을 포함해 소형 장비, 자동화 시스템 등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랜지스터 개발 및 통신 기술에서 강점이 있는 노키아는 양자 통신과 양자 암호, 최적화 기술 등 양자 분야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다. 한효찬 노키아코리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노키아 벨 연구소가 받은 10개의 노벨상 중 4개가 양자 연구와 관련돼 있다”며 “우리의 기술이 학계, 정부, 산업계 간 협력을 잇는 허브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번 포럼을 계기로 양자기술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적 기반 마련과 실행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주용태 서울시 경제실장은 “양자 기술은 AI, 바이오와 함께 ‘3대 게임체인저’로 꼽히면서,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분야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양자기술산업 육성 조례 제정을 필두로 다가올 퀀텀 시대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