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준학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교수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4월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은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연구개발자를 매월 1명씩 선정해 과기정통부 장관상과 상금 1000만원을 수여하는 상이다.
오 교수는 키랄 유기 광전자 소재와 소자 개발을 통해 차세대 광학 센서, 광통신 기술의 실용화 가능성을 앞당긴 공로를 높이 평가 받았다. 키랄성은 오른손과 왼손처럼 같은 모양을 가지지만 서로 겹쳐지지 않는 비대칭성을 의미한다. 키랄성을 가진 물질 중에서 빛과 전자의 성질을 조절할 수 있는 물질을 키랄성 광전자 소재라 한다. 이런 소재는 특정한 방향으로 회전하는 빛(원편광)을 감지하거나 방출할 수 있어 정밀한 빛 제어가 가능하다.
기존의 원편광 제어 기술은 편광판과 위상지연판 같은 별도의 장치가 필요했다. 이 때문에 소자의 소형화, 집적화가 어려웠지만, 키랄 광전자 기술은 소형화가 가능하다. 이런 특성을 활용해 3D 디스플레이, 가상 현실, 초정밀 센서, 바이오 이미징, 양자 계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키랄 광전자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오 교수는 원편광 감지력이 낮고 복잡한 제작공정으로 비용이 높은 키랄성 소재의 단점을 극복했다. 초분자 키랄성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해 간단한 용액 공정으로 키랄성 물질을 고분자 반도체에 추가했다. 오 교수가 만든 나선형 고분자 초분자체를 이용하면 빛의 입사각과 관계없이 원편광 뿐만 아니라 타원편광도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다.
오 교수의 연구 성과는 정부의 중견연구사업과 기초연구실 지원사업,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재단 등을 통해 지원 받았다. 2023년 5월에는 네이처에도 연구 성과가 실렸다.
오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과 응용기술이 융합된 성격이 강해 학제, 연구팀 간 협업이 핵심요소였다”며 “학문적 발전뿐만 아니라 산업적 응용을 통해 실제 기술로 연결될 때 연구의 가치와 의미가 더욱 커진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