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안에서 해양쓰레기로 인한 야생동물의 피해가 지난 20년간 꾸준히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 멸종우려종까지 심각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국내 연안에서 발생한 해양동물의 해양쓰레기 얽힘 피해 사례 428건을 분석한 결과, 해양쓰레기가 육지와 해저의 생물다양성에 큰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해양 오염 회보(Marine Pollution Bulletin)’에 지난 2월 8일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KIOST와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이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2003년부터 2023년까지 20년간 한국 연안 전역의 야생동물구조치료센터의 피해 실태 자료와 언론 보도자료, 시민들이 온라인 플랫폼에 기록한 사례, 스쿠버다이버의 관찰 기록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바닷새류, 바다거북류, 어류, 해양포유류 등 해양동물 77종이 낚싯줄과 바늘, 폐어구 등에 얽혀 피해를 본 사례를 조사한 결과, 해양쓰레기 얽힘 피해 건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해안가나 얕은 수층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괭이갈매기와 같은 바닷새는 낚싯줄과 바늘에 피해를 많이 입었고, 바다거북과 돌고래와 같이 수중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종은 폐어구로 인한 피해를 크게 입었다.
피해를 입은 해양생물의 13%(10종, 44건)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멸종우려종으로 등재돼 국제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종인 푸른바다거북(Chelonia mydas), 세가락갈매기(Rissa tridactyla) 등이었다.
노희진 KIOST 생태위해성연구부 연구원과 홍선욱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대표는 “이번 연구는 해양쓰레기가 생물다양성과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실질적인 위협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그간 수집해 온 자료를 제공해 준 야생동물구조치료센터와 시민단체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해양쓰레기 문제는 전 지구적인 환경 이슈로,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가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라며 “이번 연구 결과가 해양환경 보전을 위한 정책 결정과 대국민 인식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Marine Pollution Bulletin(2025), DOI: https://doi.org/10.1016/j.marpolbul.2025.117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