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0도 안팎의 추위가 이어진 지난 21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사거리에서 두꺼운 옷을 입은 시민들이 입김을 뿜고 있다./뉴스1

유난히 변덕스러웠던 지난 겨울에는 예측이 어려운 날씨가 이어졌다. 갑작스러운 한파가 찾아오고, 예상보다 적은 강수량 속에서도 곳곳에 많은 눈이 내렸다.

기상청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의 겨울철 기후 특성과 원인을 분석한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지난 겨울 기온은 평년과 비슷했지만, 1년 전보다는 낮았고, 강수량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겨울 전국 평균기온은 섭씨 0.4도로 평년(0.5도)과 유사했지만, 1년 전(2.4도)보다 2.0도 낮았다. 특히 1~2월에 기온 변동이 컸다. 1월 초에는 평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중순에는 북극진동의 영향으로 한파가 찾아왔다. 북극진동은 북극에 존재하는 찬 공기의 극소용돌이가 수십 일 또는 수십 년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후 따뜻한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으며 기온이 급상승했다. 서울의 경우, 1월 9일 최저 -9.7도, 25일 최고 5.2도로 14.9도의 큰 일교차를 보였고, 1월 14일, 19일, 22~25일 총 6일간 이상 고온 현상이 발생했다.

2월에는 이례적인 강추위가 찾아왔다. 북대서양 폭풍 저기압으로 인해 우랄산맥에서 공기의 흐름이 막히는 ‘우랄 블로킹’이 형성되면서, 입춘(2월 3~10일)과 우수(2월 18~24일) 시기에 각각 1주일 이상 강한 추위가 지속됐다. 이에 따라 2월 평균기온은 -0.5도로 평년보다 1.7도 낮았고, 최근 10년 중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지난 겨울 전국 평균 강수량은 39.6㎜로 평년 대비 43.6% 수준에 불과했으며, 역대 4번째로 적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1년 전(236.7㎜)과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차가운 북풍이 자주 불면서 강수량은 적었지만,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눈이 자주 내렸다. 전국 평균 눈일수는 21.9일로 평년보다 6.0일 많아 역대 4위에 해당했다. 특히 설 연휴(1월 27~29일)에는 수도권과 충청, 전라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 다만, 3개월 동안 내린 눈의 총량(27.4㎝)은 평년(25.9㎝)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겨울철 한반도 주변 해역의 해수면 온도는 평균 12.4도로 최근 10년 평균보다 0.2도 높았다. 이는 최근 10년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치로, 2019년(12.8도)이 가장 높았다. 12월과 1월에는 각각 15.3도, 12.1도로 평년보다 높았지만, 2월은 9.9도로 0.4도 낮았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지난 삼일절 연휴에 내린 눈과 비로 대기의 건조함이 일부 해소됐지만, 봄철에는 여전히 산불 발생 위험이 크므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지난 겨울철에도 이상고온과 늦겨울 강추위 등 변덕스러운 기후가 나타났고, 앞으로 기후 변동성이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이상기후를 면밀히 감시하고 신속한 정보를 제공해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