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들이 복학했지만 수업 거부에 나서면서 의대교육이 다시 공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요 의과대학이 수업 거부로 수업일시가 부족한 본과 3·4학년 학생들을 이번 주 유급시킬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번 주가 의대 교육 정상화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13일 교육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고려대 의과대학은 이번 주 중으로 수업 일수가 부족한 본과 3·4학년 학생 110여명을 유급시킬 계획이다. 유급 대상은 수업 일수의 3분의 1 이상을 출석하지 않은 학생들로, 본과 3학년은 80%가 넘는 70여명이, 본과 4학년은 48%인 40여명이 유급 대상이다.
연세대도 오는 15일 유급예정통보를 받은 본과 4학년 학생 중 일부를 최종 유급 처분할 계획이다. 아주대, 인하대, 전북대, 전남대 등도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의 유급 처분을 검토 중이다. 순천향대는 의대 개강일 기준으로 무단결석이 1개월을 초과하는 학생은 학칙에 의해 제적된다고 안내했다.
학교마다 학칙이 다르지만 유급이 2~4회 누적되면 제적될 수 있다. 작년에 이미 수업에 참여하지 않은 의대생을 유급 처리한 학교도 있어 이번에도 유급이 되면 2회 누적이 되는 경우도 생긴다.
정부와 대학의 경고에도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는 확산하고 있다. 연세대·성균관대·가톨릭대·울산대·고려대·경희대 의대생과 아주대 신입생이 수업 거부를 통한 투쟁으로 입장을 정했다. 연세대·성균관대·가톨릭대·울산대·고려대 의대 학생대표는 지난 9일 공동성명에서 “투쟁을 지속한다”고 밝혔다.
의대 본과생 단체 유급이 현실화되면 내년 의대 정원과 의대 교육 정상화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내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의대생 수업 참여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의료계는 정부가 먼저 내년 모집 인원은 3058명으로 동결해야 학생들을 설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24·25학번이 단체로 유급될 경우, 내년에 들어올 26학번까지 3개 학년이 한꺼번에 1학년 수업을 들어야 할 수도 있다. 1학년 수업을 듣는 학생수가 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의대나 의료계 모두 이렇게 되면 정상적인 수업이 불가능하다고 본다.
정부는 이번 주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내년 의대 모집 인원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