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는 모습./뉴스1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의정 갈등으로 대학병원 의사 수는 급격히 줄어든 반면 동네 병·의원 의사 수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박은철 의학한림원 부원장(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에 따르면 국내 상급종합병원의 의사 수는 지난 2023년 2만3346명에서 2024년 1만5232명으로 34.8% 줄었다. 같은 기간 종합병원도 2만2401명에서 1만9773명으로 11.7% 감소했다. 박 교수의 이번 발표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의기협)와 공동 개최한 ‘제3회 미디어포럼’에서 공개됐다.

반면 동네 병원 의사 수는 1만541명에서 1만1256명으로 6.8%, 동네 의원 의사는 5만285명에서 5만4989명으로 9.4% 증가했다. 1년 새 동네의원 의사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전공의는 각각 8397명, 3314명이 줄었고, 동네 병·의원 일반의는 각각 638명, 3097명이 증가했다.

박 교수는 전공의 가운데 7150명(54.9%)은 휴직이나 군입대, 해외 진출 등으로 병원을 떠난 것으로 추정했다.

1년 새 전문의 수는 모든 의료기관에서 늘었다. 동네 의원(1607명), 상급종합병원(189명), 병원(95명), 종합병원(55명) 순으로 많이 늘었다. 지역별로도 수도권 전체 전문의는 2023년 5만2813명에서 2024년 5만4194명으로 2.6%, 지방 전문의는 4만2827명에서 4만3171명으로 0.8% 증가했다.

지난해 상급종합병원에서 환자들이 쓴 진료비는 18조9460억원으로 1년 전 20조400억원보다 5.5%가량 줄었고, 병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는 10조6080억원으로 전년 9조 1220억원보다 16.3% 증가했다.

이날 이종구 의학한림원 부원장은 의정 갈등에서 나타난 초과사망 논란과 관련해 “의정 갈등으로 전공의들이 떠난 이후 단순히 사망 숫자만으로 초과 사망자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고 보긴 어렵다”며 “초과사망은 지속되는 코로나19의 영향과 계절 인플루엔자 유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초과사망은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적 상황에서 보건의료 시스템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이므로 실시간 사망 원인과 통계를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