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이나 화면이 있는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습관이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온라인 무료 논문 출판사인 프론티어스(Frontiers)는 군힐드 욘센 흐옛란드 노르웨이 공중보건연구소 박사 연구진이 잠자리에 들기 전 스크린이 있는 전자기기를 사용하면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31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번 연구는 프론티어스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인 ‘정신의학 최신연구(Frontiers in Psychiatry)’에 게재됐다.
수면은 정신·신체 건강에 필수적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매우 짧은 편이다. 대한수면연구학회가 발표한 ‘2024년 한국인 수면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58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약 18% 적다.
이번 연구는 수면 부족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스크린 사용’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 대부분이 청소년층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벗어나, 성인인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에는 18~28세 노르웨이 대학생 4만5202명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잠들기 전 스크린 전자기기 사용 여부와 사용 시간을 조사했다. 동시에 이들을 소셜미디어(SNS)만 사용한 그룹과 소셜미디어를 사용하지 않은 그룹, 소셜미디어를 포함해 다양한 활동을 한 그룹으로 나눠 분석했다. 또 취침·기상 시간,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 불면증 증상 등을 평가했다. 불면증은 주 3회 이상 수면 장애와 주간 졸림 증상을 3개월 이상 겪는 경우로 정의됐다.
분석 결과, 취침 전 스크린 사용 시간이 1시간 늘어날 때마다 불면증 위험이 59% 증가했고, 총 수면 시간은 평균 24분 감소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스크린 전자기기 사용이 각성 효과를 보였기 보다는 휴식 시간을 대체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스크린 활동의 유형은 수면 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소셜미디어, 영화 시청, 인터넷 등 모든 스크린 활동이 유사한 수준의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흐옛란드 박사는 “수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 원인이 스크린 사용일 수 있다고 생각된다면, 취침 최소 30~60분 전에는 스크린 사용을 중단하는 것이 좋다”며 “꼭 사용해야 한다면 알림 기능을 꺼두는 것도 수면 방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수면 시간 단축은 단순한 피로를 넘어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훌리오 페르난데스 멘도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수면 센터 박사는 수면 부족이 뇌혈관질환(CBVD)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수면이 부족한 성인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CBVD 관련 사망 위험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 자료
Frontiers in Psychiatry(2025), DOI : https://doi.org/10.3389/fpsyt.2025.1548273
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2019), DOI : https://doi.org/10.1161/JAHA.119.013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