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003850)은 독일과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제약사 체플라팜(CHEPLAPHARM)과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 정(Zyprexa, 성분명 올란자핀)’의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에 따라 보령은 이르면 내년 4분기부터 유럽과 북미 등을 포함해 최대 46개국에 판매되는 자이프렉사 정을 체플라팜에 공급할 예정이다. 보령의 예산캠퍼스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체플라팜이 글로벌 유통망을 통해 수출하는 식이다.
자이프렉사는 앞서 보령이 2021년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로부터 한국 권리를 레거시 브랜드 인수(LBA, Legacy Brands Acquisition) 방식으로 사들인 것이다. LBA는 특허 만료 후에도 높은 브랜드 충성도에 기반해 캐시카우(현금 창출원) 역할을 할 수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인수하는 전략을 뜻한다.
보령은 글로벌 기술 이전과 품질 동등성 검증을 거쳐 2024년 생산 전환을 마쳤다. 체플라팜은 2023년 일라이 릴리로부터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권리를 인수했다.
보령 관계자는 “이번이 경구제(먹는 약) 형태의 글로벌 CDMO 계약을 체결한 첫 사례”라며 “주사제에 이어 경구제로 CDMO 사업 역량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보령은 이번 계약 수주 비결로 세계 기준을 충족하는 ‘예산캠퍼스 생산시설’을 꼽았다. 이 회사의 예산공장은 2023년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세포독성 항암주사제 생산시설에 대해 EU-GMP 인증을 획득했다. 회사는 현재 자이프렉사 생산라인에 대해 경구제 기준의 EU-GMP 인증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cGMP 인증을 준비 중이다. 브라질 국가위생감시국(ANVISA) 인증도 병행 추진하고 있다. ANVISA는 중남미 지역의 대표 규제기관이다.
김성진 보령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이번 계약은 보령이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오리지널 블록버스터 제품의 생산 역량과 글로벌 46개국 허가·공급 능력을 동시에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번 협력을 계기로 체플라팜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CDMO 사업의 글로벌 확장 기회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델트라우드 라퍼 체플라팜 CEO는 “보령과의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한층 확대하게 돼 기쁘다”며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전 세계 시장에서 자이프렉사를 더 원활히 공급하고, 환자와 의료진에게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체플라팜은 세계 145개국 이상에 의약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작년 매출액은 2조 4000여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