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그룹의 지주회사 삼양홀딩스(000070)가 삼양홀딩스 내 바이오팜 그룹을 별도의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삼양바이오팜을 신설한다고 30일 밝혔다. 삼양홀딩스가 지난 2021년 삼양바이오팜을 흡수 합병했는데 4년 만에 다시 사업 분리에 나선 것이다.
회사에 따르면 이번 분할은 삼양홀딩스 주주가 기존법인과 신설법인의 주식을 지분율에 비례해 나눠 갖는 인적 분할 방식으로 진행된다. 분할 비율은 현재 순자산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정해졌다.
절차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삼양바이오팜은 오는 11월 1일에 독립법인을 공식 출범하고, 같은 달 24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다. 신주 배정 기준일 전날인 10월 30일부터 변경 상장·재상장일 전날까지 삼양홀딩스 주식 거래는 일시 정지된다.
현재 삼양홀딩스는 엄태웅, 김경진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분할 이후에는 삼양홀딩스는 엄태웅 대표이사가 맡고, 삼양바이오팜은 김경진 대표이사가 맡아 의약바이오사업을 전담하게 된다.
합쳤던 회사를 다시 분할하는 이유에 대해 김경진 삼양홀딩스 대표는 “과거 코로나19로 인해 의약·바이오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해 바이오 사업 투자에 필요한 안정적인 재원을 지원받기 위해 지주회사로 흡수 합병을 결정했던 것”이라며 “다시 바이오 사업 수익성이 나아지고 독립적인 경영이 가능해져 분할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바이오팜 사업이 수익성이 개선됐으나, 지주회사 내에 존재해 시장에서 가치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얘기다. 회사는 이번 인적 분할을 통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의 정체성을 명확히 구분해 투자자들에게 선택적으로 투자할 기회를 제공하고, 의약·바이오 사업의 가치 평가를 다시 받겠다는 전략이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데도 사업을 분할하는 게 낫다고 봤다.
삼양그룹은 1993년 국내 최초로 생분해성 수술용 봉합사 개발에 성공해 현재 원사 공급량 기준으로 글로벌 봉합원사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항암제 중심의 의약사업도 강화해 고형암 7종, 혈액암 5종의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연간 500만 바이알 생산이 가능한 항암주사제 공장을 새로 준공하고 일본과 유럽에서 GMP를 획득했다.
엄태웅 삼양홀딩스 대표는 “이번 삼양바이오팜의 신설과 분할로 삼양홀딩스는 순수 지주회사로서 자회사 관리 등에 집중하게 되며, 삼양바이오팜은 독립·책임경영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