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22일 인적 분할로 ‘삼성에피스홀딩스’를 만드는 이유는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 약) 사업을 분리하기 위해서다. CDMO는 고객과 계약을 맺고 바이오 의약품을 대신 개발해 생산까지 하는 것을 의미한다. 바이오시밀러는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과 비슷하게 복제 약을 만드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앞으로 CDMO 사업에 주력한다. 회사에 따르면 CDMO 시장 규모는 지난해 218억달러(30조500억원)에서 2029년 439억달러(60조5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미국 화이자,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같은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앞으로 생산 능력을 강화하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해외 거점을 늘리는 게 3대 성장 전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 사전 충전형 주사기 신사업 투자도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세계 1위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를 세웠다.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을 20개 이상 확보하고 항암, 항염 치료제를 넘어 난치병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새로운 모달리티(약물 전달체)를 개발하고 미래 성장을 위해 투자할 계획”이라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는 기존에 갖고 있던 연구소를 그대로 활용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공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만 (인천 송도에) 갖고 있었다”고 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는 덴마크에 있는 후지필름 바이오 공장처럼 세계 곳곳에서 위탁 생산하고 있다”면서 “기존에 갖고 있던 자산을 그대로 활용한다는 방침으로 자체 공장을 지을 계획은 현재 없다”고 했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자회사 관리, 신규 투자를 담당하는 사업을 분리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식으로 설립된다.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가 삼성에피스홀딩스 대표이사를 겸임한다.
회사는 오는 7월 29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한다. 9월 16일 주주총회를 개최해 분할을 승인받으면 삼성에피스홀딩스 출범이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CDMO와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완전히 분리해 역량을 강화하고 수익 창출 방식이 다른 두 사업에 동시에 투자해야 하는 투자자들의 고민을 해소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