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인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복제약을 우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고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게 골자다. 이에 국내 기업들이 반사 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각) ‘다시 한번 미국인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한 약가인하’ 행정명령을 발표하며, 고가 브랜드 의약품에 대응할 수 있는 제네릭(화학합성의약품 복제약)이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용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행정명령은 단순 가격 정책에 그치지 않고, 처방의약품 시장의 경쟁 활성화가 핵심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복제약에 대한 지침과 승인을 간소화하고, 의사가 저렴한 복제약을 처방하도록 장려하도록 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또 미국 사보험 처방 약의 관리 업무를 전문적으로 대행하는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가 수수료를 공개하도록 해, 의약품 중개업체를 압박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번 행정명령은 기술 경쟁력이 있고 이미 제품을 미국에 출시한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수혜를 받을 대표 기업들이다. 셀트리온은 현재 바이오시밀러 9종을 미국에서 허가를 받고 7종을 출시했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10종에 대해 승인을 받은 상태로 6개 제품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행정명령으로 바이오시밀러 제조사가 약가인하 정책을 통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바이오시밀러의 승인 가속화, 의약품 경쟁 활성화 등의 정책으로 바이오시밀러 제조사에게 더 많은 시장 확대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면 복제약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인허가 과정이 완화되면 시장 진입 업체가 늘어 가격·품질 경쟁이 더 심화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처방약급여관리업체는 통상 1~3개 회사와 바이오시밀러 제품 계약을 했는데 이를 더 늘리려 할 수 있다”며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 장기적으로는 메이저 회사들 중심으로 개편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행정명령에는 미국이 캐나다를 비롯한 다른 나라로부터 의약품 수입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FDA가 미국 주 정부와 협력하도록 하는 내용도 있다. 뇌전증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캐나다에서 완제의약품으로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는 SK바이오팜(326030)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회사 측은 향후 관세 정책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