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가가 갈수록 오르는 등 청약 당첨 가능성이 낮아지고, 청약이 당첨돼도 자금 마련이 힘들어지면서 청약 통장에 가입한 지 5년이 안 되는 단기 가입자의 수가 3년 동안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납입금액에 대해 최고 연 4.5% 금리를 제공하는 청년주택드림청약통장이 출시된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에 홍보물이 붙어 있다. 청년주택드림청약통장은 저축부터 청약·대출을 연계해 청년층의 자산형성과 내 집 마련을 지원하고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마련된 상품이다. 19~34세 이하 청년 중 연소득 5천만원 이하의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회당 월 100만원까지 납입이 가능하다. 이 통장은 전국 주택도시기금 수탁은행(우리, 국민, 농협, 신한, 하나, 기업, 부산, 대구, 경남은행) 지점에서 신청할 수 있다. 2024.2.21/뉴스1

2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주택 청약 종합 저축에 가입한 지 4년 이상 5년 미만인 사람은 모두 200만9500명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6%(약 16만5000명) 감소한 수치다. 4년 이상 5년 미만 가입자 수는 지난 2022년부터 3년 연속 감소했는데, 2022년 6월과 비교하면 20.2%(50만9000명) 줄었다.

6개월 이상∼1년 미만 가입자는 지난달 말 총 112만2222명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9.2%(11만4000명) 감소했다. 이 구간 가입자가 줄기 시작한 2021년과 비교하면 4년 만에 43.8% 감소한 것이다.

작년과 올해 잇따라 ‘로또 청약’ 물량이 나오며 청약 시장 분위기를 주도했던 서울은 가입자 감소 속도가 더 빨랐다. 서울의 가입 4년 이상∼5년 미만(35만9576명)은 전년 대비 14.3%, 6개월 이상∼1년 미만(22만8751명)은 11.0% 각각 감소했다.

반면 상대적 가입 기간이 길어 청약 시장에서 유리한 장기 가입자들은 크게 늘었다. 전국의 10년 이상∼11년 미만 가입자는 지난달 말 기준 121만5036명으로 39.1%(34만2000명) 늘었다. 15년 이상 통장을 보유한 사람은 40.4%(75만7000명) 증가했다.

전체 통장 보유자는 2511만172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550만6389명)과 비교해 1.5%(39만4660명) 감소했다.

단기 가입자가 빠르게 감소한 것은 정부가 주택 관련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서울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아파트 분양가가 빠르게 오르는 현상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서울의 ㎡당 평균 분양가는 1393만9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9.97% 올랐다. 국민평형 공급면적(112㎡)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5억6000만원이 평균인 셈이다.

분양가도 높지만, 인기 단지일수록 경쟁률이 치솟아 장기가 아닌 웬만한 가입 기간으로는 청약 당첨이 어려운 상황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최근 분양가는 계속 오르는데 공급은 안 나온다고 하고, 이런 상황에서 3∼5년짜리 통장을 쥐고 있어 봐야 15년, 20년 이상 된 가입자한테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