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있는 4개 아파트 단지가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한다. 각 조합과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협약을 맺고 공동으로 시공사를 선정해 대단지의 프리미엄을 갖춘 리모델링 사업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대로 통합 리모델링이 이뤄지면 이 지역에 1400여 가구 규모의 단지가 조성될 수 있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신정동 일대 4개 단지가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초 신정 쌍용아파트, 청구아파트, 현대아파트, 목동삼성아파트 조합과 조합설립추진위 관계자들은 통합 리모델링 관련 협의를 위한 모임을 개최했다. 설명회 형식으로 이뤄진 이 자리에서 관계자들은 통합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조합원 분담금을 어떻게 절감할 수 있는지 등을 논의했다. 단지별로 수익(분양)과 비용(지출)을 따로 정산하는 독립정산제 적용 등도 검토됐다.
4개 단지는 모두 서울지하철 2호선 양천구청역과 5호선 오목교역 인근 소규모 아파트들이다. 서울 양천구 신목로 9에 있는 신정 쌍용아파트는 1992년 준공된 곳이다. 2개 동, 270가구로 조성됐고 2008년 리모델링 조합이 설립됐다. 2009년부터 3차례의 건축심의를 받아 양천구의 인가를 받았지만, 리모델링 착공이 지연되면서 지난해 건축심의 인가 기한이 만료된 바 있다.
서울시 양천구 신목로2길 11에 있는 청구아파트는 1992년 준공된 아파트다. 5개 동 279가구로 조성된 곳이다. 신정 현대아파트는 양천구 신목로 23에 있는 1개 동짜리 나홀로 아파트다. 217가구로 1995년 준공된 곳이다. 또 목동삼성아파트는 양천구 신목로 7에 있는 4개 동 420가구 아파트로 1996년 준공됐다. 4개 단지의 현재 가구수는 1186가구로 통합 리모델링을 하면 1200~1400가구로 증축될 전망이다.
이화진 쌍용아파트 리모델링주택조합 조합장은 “독립정산제를 활용해 하나의 시공사를 선정해 대단지의 프리미엄을 누리고 각 단지 조합원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을 확대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이유는 대단지 조성으로 비용 절감 등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21년 7월 서울 구로구 신도림우성 1차와 2차가 통합 리모델링을 결정해 모두 GS건설을 시공사로 정했다. 또 같은 해 10월에는 신도림우성 3차와 5차도 포스코건설(현 포스코이앤씨)과 시공 계약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나 홀로 아파트 등 단지 규모가 적은 곳은 수익성이 낮아 대형 건설사들이 시공을 맡으려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이렇게 몇 곳의 단지를 묶어 대단지를 조성하겠다고 하면 시공사들의 수익성도 개선되고 조합들도 시공계약을 하는데 더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통합 리모델링은 개별 리모델링을 했을 때 공통으로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해 조합원들의 분담금을 줄일 수 있고, 대단지로 조성된 후 아파트의 미래가치가 더 올라가는 등 다양한 시너지가 있어 많은 리모델링 조합들이 이런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